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그룹 수장의 경영 황금기에 해당하는 과거 10여년을 사법리스크로 인해 제대로 꽃을 피워보지 못한 셈"이라며 "이재용 회장 개인뿐 아니라 삼성으로서도 그야말로 잃어버린 10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사법리스크 해소 이후 이재용 회장이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사안은 이사회 복귀 여부다. 현재 미등기임원인 이재용 회장은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단순한 사내이사 복귀보다는 대표이사 회장 취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전문경영인인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어, 이재용 회장이 사내이사에 그친다면 직위 체계상 애매한 구조가 된다.
대표이사 회장이 되어야 명함에 'CEO' 타이틀을 공식적으로 새길 수 있고,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직접 책임지고 경영에 나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복귀 시점도 관심사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다릴지, 연내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신속하게 복귀할지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번째 과제는 60세 전후까지 삼성그룹 매출 500조 원 돌파다. 삼성그룹의 국내 법인 전체 매출은 2022년 418조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023년 358조 원, 2024년 399조 원으로 주춤했다. 500조 원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 사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와 함께 AI 분야 등 신사업을 통한 과감한 M&A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그룹 영업이익 1위 자리 탈환이다. 삼성그룹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영업이익 1위를 현대차그룹과 SK그룹에 내줬다. 특히 2024년 별도 기준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6%에 그친 반면, SK하이닉스는 38%를 넘겼다. 매출 규모는 삼성전자가 3배 이상 크지만 영업이익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오일선 소장은 "이재용 회장은 자신만의 경영 색깔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는 경영의 절정기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간은 삼성 편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로, 향후 3년이 진정한 삼성 총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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