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c-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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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의 오해와 진실
퇴직연금에 대한 문제제기는 크게 세 가지다. 수익률 제고, 가입률 확대, 그리고 연금화다. 그중 현재 가장 관심의 대상이 되는 건, 역시수익률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은 형편없이 낮다. 퇴직연금의 최근 5년 연평균 수익률(2.35%)은 국민연금(6.86%)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연도별로도 국민연금이 대부분의 해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퇴직연금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상품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고, 실적배당형을 선택해도 국민연금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가 말하는 수익률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아니라는 점도 문제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가 넘는 수익율이라 공시된 디폴트옵션의 경우 수익의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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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1분기 호실적을 넘어선 밸류업의 선결 과제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지난해 4조2215억원에서 올해 4조9289억원으로 7074억원(16.8%)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의 순이익은 1조6973억원으로 4대 지주 중 1위를 차지했고, 신한금융이 1조4883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그룹은 1조127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으며, 우리금융만이 희망퇴직 비용 반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5.3% 감소한 6156억원을 기록했다.코로나19 이후 시중은행들은 금리 상승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격차인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되면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이는 수년째 이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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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s View] LG ‘인화(人和) 정신’ 지탱해온 ‘장자승계’ 원칙
재계 대표적 명문가로 꼽히는 LG그룹이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습니다. 70여 년 동안 '장자 승계'라는 단순하면서도 확고한 원칙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 승계 모델을 구축해온 LG그룹이지만, 최근 구본무 회장 유족 간의 상속 분쟁은 이러한 전통적 가치관과 원칙을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장자 승계 전통과 LG의 경영 철학 LG그룹은 1947년 연암(蓮庵) 구인회 회장이 설립한 이래로 장자 승계 원칙을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관습이 아니라 기업의 안정성과 경영 철학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습니다. 2대 회장인 상남(上南) 구자경 회장은 이러한 원칙에 따라 장남인 구본무 회장에게 지분의 60%를 물려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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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해법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후불임금이다. 1년 이상 일한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는 돈이다. 이는 근로자가 제공한 노동에 대한 대가로, 회사가 축적했다가 퇴직 시 일시금으로 지급한다. 따라서 수익률이 문제가 된다고 개인 재산을 함부로 다루는 접근은 위험하다. 수익률은 시스템 문제가 아닌 적립금 운용 능력과 판단력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일각에선 수익률이 낮다고 운용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선진국처럼 해야 한다는 말도 있고, 거대 자산운용사에 맡기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본말이 전도될 위험이 있다. 현재 계약형 구조에서도 수익률을 높일 방법은 있다. 굳이 기금형을 도입할 필요는 없다. 기금형은 비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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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가 말해주는 퇴직연금 실물이전의 진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수익률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방법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ETF다. 2015년 'ETF시장 발전 방안' 이후 퇴직연금을 통한 ETF 투자가 허용되었지만, 처음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 ETF 투자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2024년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427조 원 중 DC형과 IRP 적립금이 49.9%(213조 원)까지 성장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증권업계로 유입된 4,050억원의 자금이다. 이는 20~40대 젊은 가입자들의 ETF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내 상장 ETF는 2025년 2월 말 기준 960여 종이 있으며, 이 중 연금투자가 가능한 상품은 약 860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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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s View] 삼성·미래에셋 뛰어든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시장 판 바꿀까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필두로 국내 주요 연금사업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수익률 제고와 자산관리 효율화를 내세운 이들의 행보는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연금사업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퇴직연금 자산의 효율적 운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직연금 자산의 약 80%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는 적정 수익률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 개인별 위험성향과 투자목표에 맞춘 자산배분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로보어드바이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부상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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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알아두면 이득 보는 4가지 핵심 유의사항
퇴직연금에 가입한 많은 근로자들이 원금 보전에만 집중하다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로 고민하는 현실 속에서, 2024년 11월부터 시행되는 '실물이전' 제도는 가입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몇 가지 핵심 사항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실물이전 제도는 DC형과 IRP 가입자들에게 큰 변화를 가져온다. 지금까지는 다른 금융기관으로 퇴직연금을 옮기려면 기존 상품을 해지하고 현금화한 후, 새 기관에서 다시 상품을 구매해야 했다. 하지만 실물이전 제도를 활용하면 가입 중인 상품을 그대로 들고 원하는 기관으로 이전할 수 있다.이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매도에 따른 기회손실을 줄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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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s View]금융상품과 금융인의 관계
금융인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다양한 분야의 금융인들을 만나다 보면 그들의 업무, 특히 취급하는 상품과 그들이 닮은 데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하루를 숨 가쁘게 사는 증권사 직원들은 업무만큼 항상 급하다. 식사 시간도 짧고 수저를 놓기 무섭게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시선은 항상 휴대전화에 가 있다. 그리고 늘 분주하다.은행원들은 그나마 좀 낫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대부분 년(年) 단위 상품이다. 그러다보니 은행원들은 분초를 다투는 증권사 직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은행원들 중에도 객장 업무를 보는 직원들은 영업직원들보다 여유가 있다.금융권에서 가장 여유가 있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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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의 대안으로서의 퇴직연금: 가능성과 한계
국민연금 개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2030세대들의 이유 있는 문제 제기가 눈길을 끄는데, 그 개선 방안은 없는지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개혁의 핵심 내용은 첫째 보험료율ㆍ소득대체율 인상으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한다. 둘째지급보장의 명문화로서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국가의 연금급여 지급근거를 보다 명확히 규정했다. 셋째 출산 크레딧은 첫째아부터 지원토록 확대한다는 것이다. 넷째군 복무 크레딧 역시 현재 6개월의 인정기간을 최대 12개월로확대한다. 다섯째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확대로서 보험료 인상에 따른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부담을완화하기 위해 보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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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s View] 강태영 농협은행장, 아쉬운 금융사고 대처법
연이은 금융사고로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년간 드러난 금융사고만 해도 천문학적인 손실액을 기록했다. 외부인의 주택담보대출 부당 실행부터 직원의 횡령까지, 농협은행의 내부통제는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농협은행은 지난 3일, 약 205억원에 이르는 과다대출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대출상담사가 주택 감정가를 과다 계상해 약 205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부당하게 실행했다는 내용이다. 사고 기간은 2022년 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무려 1년 넘게 지속됐다. 농협은행은 이 대출상담사를 수사기관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농협은행의 금융 사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해에는 부당여신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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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디폴트옵션 유감: 선택의 그늘에 숨은 불편한 진실
작년 말, 오랫동안 상담해 드리던 한 업체의 임원이 찾아왔다. 그의 표정은 심각했고, 목소리에는 실망감이 묻어있었다."오랫동안 퇴직연금 DC형에가입해 있었는데, 매번 신경 쓰는 것이 번거로워 디폴트옵션이란 제도에 가입했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제 성향대로 안정형 포트폴리오를 선택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손해라는 얘기를 들었다."그의 한탄은 한국 디폴트옵션 제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짧은기간, 빠르게 성장한 한국의 디폴트옵션 제도는 현재 42개기관(근로복지공단 포함)에서 300개가 넘는 상품을 승인받아 DC형, IRP 가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태생부터 불완전했던 제도의운용은 매우 기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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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s View] 금융 범죄와 솜방망이 처벌
금융감독원은 최근 미래에셋생명 소속 법인보험대리점(GA)을 포함해 보험설계사 97명이 연루된 1400억원대의 폰지 사기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틀 후인 25일에는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농협조합이 연루된 총 2천억원대의 부당대출을 적발됐다. 사건이 터지자 금융사별로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이다. 보험업계는 덩치가 커진 GA들의 관리 강화에 나섰고, IBK기업은행은 임직원이 카메라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당국도 무관용 원칙에 따라 폰지 사기와 관련해서는 관련자의 등록을 취소하고 위법 사항은 수사당국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의 솜방망이 처벌을 돌아보면, 얼마나 높은 강도의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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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쟁점과 과제
국민연금은 최근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사업참여가 가능케 했다. 국민연금에서 내세우는 퇴직연금 시장 참여의 변은 크게 4가지다. 첫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안으로 강제되는 연금제도로서 공적 성격이 강하다는 주장, 둘째 가입자 정보 부족 및 규모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연금과 같은 기금형 중개조직이 필요하며, 셋째 전 세계적으로 퇴직연금은 기금형 주도의 시장인데 한국은 그렇지 않으며, 넷째 국민연금의 최근 10년간 평균수익률은 6%로 2%대인 퇴직연금에 비해 수익률이 현저히 높다는 점을 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퇴직연금제가 국민의 노후복지에서 해야 할 역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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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S VIEW] 상법 개정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도입하는 상법 개정안이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279명 중 찬성 184명, 반대 91명, 기권 4명이었다. 주요 골자는 이사가 충실해야 하는 대상을 기존의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상장 회사의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이다. 우선, 야당과 일반 주주들은 상법개정안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지배주주를 제외한 일반 주주, 특히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간과돼 온 것이 사실이다. “국내 기업들은 주주환원율도 낮을뿐더러 물적분할, 더블 카운팅 같이 일반주주의 권리를 무시한 사례는 차고 넘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으로 일반주주들의 피해를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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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을 보면 놀라…”이젠 용기를 내야할 때”
대전의 어느 중소기업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퇴직연금 DC형 가입자 상담을 마치고 복귀준비를 하는데,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은 직원 한 분이 급히 필자를 막아 섰다. 일이 많아 이제야 들렀다는 그는 짧지 않은 사연을 들려줬다. 사연의 핵심은 이렇다. 퇴직연금 DC형 가입자인 그는 지난 7년간 은행 예금에 퇴직연금을 맡겨 놓았다. 그런데 다른 직원들의 퇴직연금 수익률 얘기를 전해 듣고는 억울한 마음에 필자를 찾은 것이었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전형적인 근로자의 모습이었다. 많은 분들을 상담하며 느낀 안타까움을 그에게서도 찾을 수 있었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한국의 많은 근로자들은 원금 보전에 대한 니즈가 크다. ‘생때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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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대주주가 아닌 주주 모두의 것…상법 개정안 적극 지지
이사는 단순한 직원이 아니다. 회사와 주주의 돈을 책임지고 운영하는사람이며, 그 결정 하나하나가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자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법은 이사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두 가지 중요한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첫째, 충실의무는 이사가 오직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한다는 것이다. 회사의 돈을 개인적으로 쓰거나, 내부 정보를이용해 주식을 사고팔거나, 대주주가 자기 계열사에 유리한 계약을 몰래 체결해 회사를 희생시키면 안 된다. 둘째, 선관의무는 이사가 전문가 수준의 신중함으로 업무를 수행해야한다는 것이다. 충분한 조사 없이 회사 자금을 투자해 큰 손실을 보게 하거나, 계약을 허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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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망각한 ETF수수료 경쟁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삼성자산운용(이하 삼성)과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의 최저 수수료 경쟁이 치열하다. 미래에셋은 지난 6일 미국 ETF 수수료를 0.07%에서 0.0068%로 대폭 인하했다. 2020년 11월 이후 5년 만에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총보수를 인하한 것이다. 다음날 삼성은 미국 지수 추종 ETF인 KODEX(코덱스) 미국S&P500·미국나스닥100 2종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099%에서 업계 최저인 0.0062%로 인하했다. 미래에셋에 맞서 삼성이 맞불을 놓은 셈이다.삼성과 미래에셋은 국내 ETF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운용사다. 시장을 양분하는 자산운용사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금융소비자들은 자산운용사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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