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익 회장, KCC지분 사촌에게 증여
정몽익 회장은 지난 5월 28일 자신이 보유한 KCC 지분 0.33%(3만3728주)를 형 정몽진 회장의 딸 정재림 씨에게 증여했다. 그리고 한 달 후인 6월 26일에는 정몽진 회장의 장남 정명선 씨에게 0.4%(3만5729주)를 증여했다. 이에 정재림 씨와 정명선 씨는 각각 KCC 지분 1.03%를 보유하게 됐고, 정몽익 회장의 KCC 지분은 3.74%에서 3.34%로 줄어들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KCC그룹 형제간 계열 분리이자 3세 경영승계 발판을 마련하는 절차로 해석했다.
정재림 상무는 1990년생으로 동생 정명선 씨(1994년생)와 달리 실제 경영에 참여해 KCC경영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이번 증여로 각각 KCC 지분 1.03%를 보유하게 됐지만, 정 상무가 남동생과 달리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KCC 그룹 첫 여성 회장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재림 상무는 웰즐리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을 졸업하고 7년 전 KCC에 입사했다. 특히 정몽진 KCC 회장의 장녀 정재림 이사가 글로벌 실리콘 기업인 모멘티브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2019년 KCC가 미국 실리콘 회사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즈(MPM) 인수에 나설 당시 인수단에 참여해 성과를 인정받았다.
맞증여 통한 계열분리 기반 조성
이번 증여는 단순한 승계 준비가 아니라 계열분리와 승계를 동시에 준비하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몽진 회장은 지난해 11월 정몽익 회장의 배우자 곽지은 씨와 자녀들에게 KCC글라스 지분 2.78%(170억원 상당)를 증여한 바 있는데 6개월 후 정몽익 회장이 조카들에게 KCC 주식을 증여하면서 맞교환 형태가 이뤄진 것이다.

형제 독자경영 체제에서 3세 승계로
현재 정몽진 회장은 KCC 지분 20%를 보유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 정몽익 회장의 KCC 지분율은 이번 증여로 3.74%에서 3.34%로 감소했지만, KCC글라스 지분율은 27.15%를 유지하고 있다.
세금 부담 완화와 지배력 유지 전략
업계에서는 이번 증여가 계열분리보다는 오너 3세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KCC그룹 세 형제가 일찍이 계열사를 나눠서 경영해오고 있는 만큼 계열분리 없이도 경영에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열분리보다 오너 3세들이 지분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문제를 고려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CC건설의 경우 완전한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추가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몽열 회장이 29.99%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최대주주는 36.03%의 지분을 보유한 KCC다.
때문에 향후 정몽열 회장은 6.31%(2049억원) 보유하고 있는 KCC 지분을 지렛대로 활용해 KCC건설 최대주주에 오른 뒤 계열분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KCC건설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계열분리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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