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그룹의 취약 고리로 지목돼 온 손해보험사업을 대폭 보강하는 동시에 비은행 이익 비중을 확대해 자본효율성과 주주 가치를 함께 높이겠다는 정교한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손해보험 인수 안건을 의결한 뒤,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JKL파트너스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빅튜라가 보유한 롯데손보 보통주 2억3천908만2천287주(지분 77.04%)를 현금으로 인수하는 구조다. 취득금액은 신한지주 자기자본의 1.15%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금융당국 승인 절차를 거쳐 잔여 지분 22.96%를 추가 확보한 뒤,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과의 통합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종 취득금액과 취득 예정일은 당국 인허가 일정에 따라 거래 종결 시점에 확정될 예정이다.
CSM 2.2조 장기보장성 강자 확보…신한EZ손보와 통합 시너지
신한금융이 이번 인수로 손에 넣는 핵심 자산은 롯데손보의 장기보장성보험 중심 수익 기반이다. 롯데손보는 70여 년간 장기보장성보험 위주로 영업해 온 중형 손보사로, 약 334만명의 넓은 고객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보험계약마진(CSM)은 약 2조2천억원에 이른다. CSM은 보험계약에서 앞으로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미실현 이익을 뜻하는 지표로, 규모가 클수록 장기 수익 창출 여력이 크다는 의미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약 14조4천103억원, 당기순이익은 51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신한EZ손보는 올해 1분기 말 자산총계가 3천474억원에 그쳐 업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출범 이후 적자 구조에서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두 회사가 통합되면 신한금융 손보 부문의 체급이 단번에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과거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뒤 신한생명과 통합해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키며 생명보험 부문을 업계 4위권으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이번 인수 역시 이 같은 통합 방식을 손보 영역에서 재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외부 조달 없는 자본 재배치…가격 원칙 지켜 밸류업 2.0 유지
이 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협상 내내 고수해 온 가격 원칙이 있다. 장정훈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보통주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가능할 때 M&A를 추진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번 취득금액을 지분 100% 기준으로 환산하면 롯데손보의 지분가치는 약 9천억원 수준이다. JKL파트너스가 그동안 기대해 온 것으로 알려진 1조원 안팎을 밑도는 금액이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무리한 웃돈을 얹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낸 협상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은 이처럼 인수 부담을 낮춘 만큼 통합 시너지와 단계적 정상화로 이익 기반이 커지면 ROE 등 자본효율성도 함께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본자본 규제 선제 대응…비은행 확대로 리딩금융 경쟁력 보강
신한금융은 롯데손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추가 재원을 투입해 자본구조를 다지며 강화되는 건전성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는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을 빼고 자본금·이익잉여금처럼 손실흡수력이 높은 자본만으로 산출하는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규제가 시행된다.
통합 과정에서는 기존 보험계약과 고객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임직원·설계사 등 현장 인력과 소통해 고용 안정과 원활한 조직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는 리딩금융 경쟁 구도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KB금융이 43%로 신한금융(약 29%)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손보 부문 보강이 비은행 격차를 좁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이 축적해 온 보험사업 경험과 고객 기반, 영업 역량을 그룹의 자본·리스크 관리와 고객·디지털 역량에 더해 보험 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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