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을 버리고 현실을 본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9일 임직원에게 전한 창립기념사에서 "낙관주의는 결코 설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지정학적 분쟁과 급격한 국내외 산업환경 변화를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많은 난관을 뚫고 나갈 경로를 미리 확보하고 정면으로 대응해야 100년, 200년 한화를 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은 1952년 화약 사업으로 출발해 기계, 석유화학, 금융, 서비스, 에너지, 방산, 해양, 우주항공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김 회장은 올해 자산총액 기준 재계 5위에 오른 한화가 각 사업 분야에서 미래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래 맡길 리더의 세 가지 자세
김 회장은 그룹을 이끌 리더에게 요구되는 핵심 자세로 주인의식, 선택과 집중, 도전정신을 꼽았다.
먼저 주인의식이다. 사업이 곤경에 빠지고 조직이 고비를 맞을 때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앞장서 활로를 찾는 리더에게 미래를 맡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택과 집중도 강조했다. 국제 정세가 복잡해지고 경쟁과 협력의 구조가 다층화되는 상황에서는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역량을 신속하게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단기 성과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복합적인 위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전략적 유연성과 추진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AI 경쟁력은 꺾이지 않는 도전정신에서
김 회장은 영속적인 리더가 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제시했다. 방산과 해양 분야에서 한계를 뛰어넘게 한 원동력이 불굴의 도전정신이었다며, AI 경쟁력 역시 이 정신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항공 분야의 근간이 국방 AI 역량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금융, 기계, 서비스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뒷받침돼야 명실상부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전이 모든 성과의 출발점이다
이번 기념사에서는 안전 경영 메시지도 무게를 더했다. 지난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김 회장은 이후 안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큰 성과는 안전에서 출발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임직원과 가족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일이 리더의 기본 자질이자 중점 과제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어떠한 가치도 안전과 생명에 앞설 수 없다"며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함께라면 100년 한화를 향해
김 회장은 임직원과 함께라면 한화가 세계의 중심에서 인류의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지난 74년을 함께 일궈 온 한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자는 당부로 기념사를 맺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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