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6개월간 이어지는 증여세 납부
서호정씨가 증여세 마련을 위해 주식을 판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 서경배 회장으로부터 약 637억원 규모의 지분을 증여 받은 이후, 여러 차례 지분을 매각해 증여세를 납부했다.
작년 11월에는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 0.08%를 매각했으며, 올해 2월에도 추가 매각을 단행했다. 현재 지주사 보유 지분은 0.43%까지 줄어든 상태다. 올해 초에는 아모레퍼시픽 직접 보유 주식 7880주도 전량 매각했다.
그러던 중 서경배 회장은 지난 3월 27일 차녀에게 다시 한번 지분을 증여했다.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19만주를 추가 증여한 것이다. 당시 가치로 약 300억원 규모였다. 이는 “필요하면 팔아서 세금을 내라”는 부친의 승계 의지로 해석됐다. 이번에 매도한 6만주가 바로 그 증여 받은 물량의 일부였다.
승계구도에 변화 몰고 온 가족사 서호정씨가 이처럼 거액의 증여를 받게 된 배경에는 복잡한 가족사가 있다. 원래 아모레퍼시픽의 유력 후계자로 꼽혔던 장녀 서민정씨(35)는 2020년 결혼 8개월 만의 이혼, 2023년 재혼 등 개인사가 가족 내 문제로 비화하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후 화장품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회수당하고 2023년 7월부터 장기 휴직 중이다.
이 과정에서 상황이 반전된 인물은 차녀 서호정씨였다. 그동안 회사 내 존재감이 거의 없던 그녀에게 서경배 회장은 2023년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000주(0.81%)와 전환우선주 172만8000주(11.65%)를 증여했다. 당시 시가총액 기준 약 637억원 규모였다.
10년 후를 준비하는 전략
발행가는 주당 3만3350원으로, 당시 보통주 월평균 주가(8만445원)보다 약 59% 낮게 책정됐다. 서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전환우선주 중 172만8000주를 서호정씨에게 넘긴 것은, 증여세 마련을 위해 보통주는 과감히 매도하되, 2029년 이후 실질적인 경영권을 좌우할 전환우선주는 그대로 보유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아모레퍼시픽 측은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더라도 서호정씨의 지분율은 2.28%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대주주의 친인척으로 분류되는 만큼 실질적인 영향력 행사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코넬대학교를 졸업한 서호정씨는 오설록 상품개발팀에서 제품 개발과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서경배 회장이 올해 63세인 점을 감안하면 승계 준비 기간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3년간의 사건을 거치며 아모레퍼시픽의 후계 구도는 서호정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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