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검색

Leader

최태원 회장 “자본주의 시스템 근본적으로 바꿔야”

“돈만으로 안 된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내재화해야

2025-07-09 11:46:17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최태원 회장 “자본주의 시스템 근본적으로 바꿔야”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현행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 전환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돈만 벌면 된다"는 기존의 성공 방정식으로는 더 이상 복잡해진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경제 시스템에 내재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8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우리 사회를 위한 새로운 모색' 주제 토론회에서 최 회장은 "돈을 집어넣어도 해결할 수 없는 사회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어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좀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저출생 문제를 포함한 최근 사회문제들이 단순한 자본 투입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하고 발생 속도가 빨라졌다고 진단했다.
자본주의 시스템 재설계 필요성 제기

최 회장은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했다. "지금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사회를 잘 작동시킬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다"며 "기업들에 '돈만 벌면 된다'는 형태로 자본주의 시스템이 디자인되다 보니 다른 사회 가치를 만들 수 있는 효과나 이야기는 등한시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사회적 가치를 경제 시스템에 내재화하되,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사회 문제를 좋은 마음만 가지고 해결하라는 것은 해결 속도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에게 경제적 인센티브 형태를 줘 문제를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실천 모델

최 회장의 이러한 철학은 SK그룹의 경영 실천에서도 구현되고 있다. SK그룹은 2022년 사회적 제품과 서비스 분야에서 1조1000억원, 노동 6000억원, 동반성장 4000억원, 사회공헌 4000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특히 SK그룹은 비영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을 설립해 2015년부터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모델로, 지난 10년간 500여 개 사회적 기업에 총 700억원가량을 보상으로 지급했다.
복합위기 시대의 신기업가정신 필요성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인공지능(AI) 대전환, 저성장, 국제 통상 환경 재편 등에 더해 인구소멸, 지역 불균형, 기후 위기 등 사회 문제까지 심화하는 '복합 위기'로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신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한 정부와 기업, 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김재구 전 한국경영학회장은 "위기 상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 모든 이해관계자가 혁신생태계를 공동 설계하고 참여하며 함께 책임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신기업가정신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현 명지대 교수도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회문제 해결 기능을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며 "수익과 주주가치 중심 전략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핵심 경영 가치로 내재화해 경제적 가치로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기업가정신협의회의 성과와 전망

이번 토론회는 대한상의가 2022년 발족시킨 기업 협의체인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와 한국사회과학협의회가 공동 주최했다. ERT신기업가정신협의회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실천하려는 기업들의 모임으로, 현재 약 1,85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신기업가정신이 등장한지 1년이 지나면서 우리사회가 기업의 사회적 활동과 역할을 당연시하고 경영에 내재화하는 사회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선포식 당시 74개 기업으로 시작한 신기업가정신 참여 기업은 2023년 756개로 10배 증가하는 등 급속한 확산세를 보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영상축사를 통해 "기업, 정부, 학계, 시민사회가 협력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포용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갈 시점"이라며 "국회도 기업의 혁신을 응원하고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제도적 기반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자본주의 시스템 근본적 변화 요구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국이 직면한 현실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경제 영역에서는 AI 대전환과 저성장, 국제 통상 환경의 급변이 진행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인구소멸과 지역 불균형, 기후 위기가 동시에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복합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역할은 단순한 경제적 성과 창출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의 주체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기업이 기술과 문화를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을 이끌어 나가는 '신기업가정신'의 실천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최태원 회장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가 제시한 '사회적 가치의 경제 시스템 내재화'는 21세기 자본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화두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ERT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신기업가정신 실천이 어떻게 구체화되고 확산될지, 그리고 이것이 실제로 한국 사회의 복합적 위기 해결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리스트바로가기

Pension Economy

epic-Who

epic-Company

epic-Money

epic-Life

epic-Highlight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