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번 VCM에는 신동빈 회장과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의 핵심 경영진이 참석한다. 롯데 계열사 사장단 회의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열리지만, 그동안 잠실 롯데호텔월드 등에서 오후 일정으로 진행됐던 것을 이번에 1박2일로 확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대, 체질 개선 불가피
롯데그룹이 회의 일정을 대폭 확대한 배경에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침체라는 복합적 위기 상황이 있다. 최근 국내 화학 산업이 부진해짐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2022년, 2023년에 합산 1조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냈으며 롯데하이마트, 롯데쇼핑 등은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활성화됨에 따라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논의할 내용이 많아졌고, 대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내수 소비 둔화 등 복합 위기에 대응할 중장기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 VCM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신 회장 상반기 회의서 "변화의 마지막 기회" 강조
신동빈 회장은 이미 올해 초부터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내 왔다. 지난 1월 9일 열린 상반기 VCM에서 그는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장들에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룹이 보유한 자산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적으로 활용해 지금의 난관을 돌파하자"고 당부했다.
이러한 발언은 롯데그룹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인정하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신 회장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고강도 쇄신'을 강조하며 실리적인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구조조정과 포트폴리오 재편 불가피
롯데그룹의 이번 VCM은 단순한 정기 회의를 넘어 그룹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비핵심 자산 매각과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번 1박2일 VCM을 통해 각 사업부문별 경쟁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실행 가능한 전략을 도출할 계획이다. 한국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온 롯데그룹의 변화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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