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역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50명 초청
2025년 선밸리 콘퍼런스는 7월 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개최되며, 미국 전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기술, 정치 분야의 인물 50여 명이 초청됐다.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가 1983년부터 주최해온 이 행사는 '억만장자들의 여름캠프'로 불리며, IT, 미디어, 금융 등 분야의 글로벌 리더들이 휴양을 겸해 친목을 다지고 첨단 기술 동향을 논의하는 최고 수준의 비공개 모임이다.
올해 참석자 명단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팀 쿡 애플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 창업자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전용 제트기를 타고 전 세계에서 모여들어 구체적인 사업 협력이나 M&A 등의 '막후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2년 상무보 때 첫 참석 … “1년 중 가장 신경 쓰는 출장”
이재용 회장은 2002년 상무보 시절 첫 초청을 받은 후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왔다. 그는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법정에서 "선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고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며 "애플과 페이스북 등 20~30개 고객사와 만난다"고 언급할 정도로 이 행사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특히 2014년 삼성과 애플이 스마트폰 특허 침해 소송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 이재용 회장이 선밸리에서 팀 쿡 애플 CEO와 만남을 가진 직후 양사가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모든 특허 소송을 서로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한 것은 선밸리 콘퍼런스의 파워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현재 삼성은 글로벌 AI 대전환기를 맞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핵심 AI 반도체 분야에서 실기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주력 반도체 부문이 고전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HBM 독점 공급 계약으로 인해 삼성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뒤처진 상황이다.
경쟁력 회복 위한 글로벌 네트워킹 전략
이재용 회장은 사실상 유일한 한국인 초청자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에는 김범석 쿠팡 창업자도 함께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범석 창업자는 쿠팡이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한 후 선밸리 콘퍼런스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후 꾸준히 참석하며 글로벌 인사들과 교류해왔다.
실제로 이재용 회장은 선밸리 콘퍼런스뿐만 아니라 7월 말~8월 초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구글 캠프' 참석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2012년 시작한 이 행사에 이재용 회장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참석한 바 있다.
이탈리아서 열리는 ‘구글 캠프’ 참석도 검토
경쟁력 회복을 위해 M&A 등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구축한 최상위 네트워크와 첨단 정보가 상당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이재용 회장이 어떤 인사들과 만나고, 어떤 협력 방안을 모색할지는 하반기 삼성의 경영 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AI 대전환기를 맞아 삼성이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선밸리에서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