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은 공갈과 무고 등 혐의로 30대 여성 A 씨와 20대 여성 B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모텔로 유인한 뒤 술에 취해 잠든 척하며 신체 접촉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채팅 앱으로 남성 29명을 상대로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협박하면서 합의금 명목으로 모두 4억 5,700여만 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성범죄 무고 죄란 타인이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신고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현행 형법은 무고 죄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경찰이 무고 죄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 기소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무고를 당했어도 재판까지 가는 게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형사사건에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한다면, 자신을 고소한 상대에게 무고 죄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무고 죄는 상대를 처벌받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고의로 허위 신고를 해야만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순한 오해 혹은 사실관계 판단 실수로 신고한 사례에서 무죄 판결이 나올 경우에는 무고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때문에 요즘 이러한 무고 죄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많다. 특히 무고한 성범죄 혐의를 뒤집어씌워 금전적 이익을 얻으려는 성범죄 무고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보다 일관된 피해자의 진술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피해자와 가해자 단둘만이 존재하는 내밀한 공간에서 발생하기 쉬운 성범죄의 특성 때문에 증거나 증인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바로 당사자의 진술인데, 그중에서도 피해자 진술에 더욱 큰 비중을 두는 것이다.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①고소 내용이 명백히 허위사실이라는 점 ② 고소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어긋나는 허위라는 점을 알면서도 신고를 했다는 적극적으로 증명돼야 한다. 이러한 점이 상당히 의심되는 상황이라도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는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억울하게 성범죄 사건에 연루되었다면 피해자와의 관계, 사건 전후 및 당시의 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여야 하고, 주변 CCTV, 블랙박스 영상이나 목격자들의 진술 등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여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야 한다.
성범죄 무고 죄 고소는 무엇보다 상대방이 고의적으로 허위 신고를 한 뚜렷한 증거를 확보해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건 초기부터 마무리 단계에 이르기까지 성범죄 전문 변호사와 함께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는 등 상황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도움말 법무법인 오현 유웅현 성범죄전문변호사
황성수 글로벌에픽 기자 epi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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