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진의 글로벌 비전이 만든 성공 스토리
라인웍스의 성공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2013년 네이버의 사내 업무용 도구로 출발한 '네이버 웍스'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며 사업을 확장할 당시, 웍스모바일(현 라인웍스코퍼레이션)은 국내 시장을 우선 타깃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해진 의장은 "하려면 글로벌에서 승부하라"는 조언을 던졌고, 이것이 라인웍스가 일본을 첫 시장으로 선택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9일 일본 오사카 힐튼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라인웍스의 지난해 업무용 유료 메신저 시장 점유율(일본)이 40%를 넘겼다"며 "2017년부터 7년 연속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 문화를 파고든 현지화 전략
라인웍스가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현지 기업 문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였다. 일본은 프라이버시에 매우 엄격해 업무와 사적 영역을 철저히 구분하며, 개인 전화번호도 잘 알려주지 않는 문화가 강하다. 또한 사무실 내근 인력보다 현장 근무자가 많아 PC나 사내 이메일 접근이 어려운 환경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특성을 포착한 라인웍스는 '모바일 메시지 기반 올인원 앱'이라는 독자적인 제품 방향을 설정했다. 별도의 교육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고, 고객 요구사항을 빠르게 반영하는 유연한 서비스 운영으로 일본 기업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일본 IT 전문 매거진 닛케이 컴퓨터가 발표한 '고객 만족도 조사 2021-2022'에서 라인웍스는 일본 그룹웨어·비즈니스 채팅 부문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폭발적 성장세, 글로벌 고객 59만곳 확보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연간반복매출(ARR)은 올해 7월 160억엔(약 15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이용자 기반이 매우 안정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AI 시대, 새로운 도약 준비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일본의 생성형 AI 시장은 2024년 13억1000만달러에서 연평균 46.5% 성장해 2030년에는 129억7000만달러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이러한 AI 시장 성장에 발맞춰 라인웍스는 AI 기반 업무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라인웍스는 지난해 11월 AI 음성기록관리 서비스 클로바 노트의 정식 버전인 '라인웍스 AiNote'를 출시했고, 올해 2월에는 스마트폰을 무전기처럼 사용하면서 AI를 활용해 문자와 음성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라인웍스 로저(Roger)'를 선보였다.
앞으로 라인웍스에는 이메일, 캘린더 등 반복적이고 패턴화된 업무를 AI가 자동 분석·처리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일본의 고령화로 인한 노동 인구 감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 확장 본격화
라인웍스는 일본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일본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연내 대만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글로벌 무대에 도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유원 대표는 "미국이나 일본 같은 선진국 시장 진출은 클라우드 사업만으로는 아마존웹서비스(AWS)나 구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상대하기에는 자본적 부담이 크다"며 "그래서 일본 시장에서는 특화된 SaaS에 집중하는 게 필요했다"고 전략을 설명했다.
이해진 의장이 올해 초 7년 만에 네이버 이사회에 복귀하며 AI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라인웍스의 글로벌 확장과 AI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10년 전 "글로벌로 가라"는 한 마디가 만들어낸 일본 시장 성공 신화가 이제 전 세계를 향한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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