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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공방 와중에 국세청, 태광산업 특별 세무조사

그룹측, 대형 M&A 통한 사업다각화 차질 빚을까 ‘노심초사’

2025-11-13 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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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회장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국세청이 섬유·석유화학 기업 태광산업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서울 중구 태광산업 본사에 조사관들을 파견해 관련 회계 자료와 서류 등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4~5년 단위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로, 특정 사안에 대한 집중 점검 성격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사4국은 통상적인 정기 점검이 아닌 특정 이슈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태광산업 측은 "당초 주요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한 세무조사가 예정돼 있었고 이번 조사는 정기적 절차의 일환"이라며 "각 계열사는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며 투명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사안 집중 점검 … 회사측 “예정된 조사”

세무조사 착수 시점에 대해 증권가는 태광산업의 자사주 소각 여부를 둘러싼 내부 신경전이 한창인 가운데 조사가 시작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 6월 자사주 전량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32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의결했으나, 2대 주주인 트러스트자산운용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EB 발행 계획은 사실상 자사주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시도였다. 반면 자사주 소각의 경우 다른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상승시킬 뿐 아니라 대주주의 지분율도 함께 올라가는 강점이 있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지주, 셀트리온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자사주 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다.
자사주 활용 교환사채 발행 기준 강화

이러한 갈등은 정부의 주주 환원책 강화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정부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며, 기업들의 주주 친화적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지난달 20일부터 자사주를 활용한 교환사채 발행에 관한 공시 기준을 강화해 투명성을 높였다.

한편 태광산업은 섬유·석유화학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뷰티 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중이다. 특히 티투프라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9월 애경산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으며, 지난달에는 애경산업 주식 833만6288주(지분율 31.6%)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화장품 업계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의미한다.
태광산업이 EB 발행을 추진했던 배경에는 이러한 사업 다각화 전략을 위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 인수를 비롯한 뷰티 사업 확장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특별 관계자 등 대주주의 지분율이 54.53%에 달해 추가 지분 올림을 통한 지배력 강화의 실익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자사주 처분 방안 이달 중 최종 결정 예정

태광산업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자사주 처분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으며, 이달 중 최종 결정을 목표로 재검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소각을 선택할지, 아니면 다른 방식의 처분을 추진할지 결정하는 것이 경영진의 과제가 되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세무조사와 관련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며 입장을 아꼈다. 다만 업계에서는 태광산업의 자사주 처분 방안과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 착수가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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