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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유한양행 제치고 3분기 매출 ‘톱’

5대 제약사 엇갈린 성과 … 신약·수출이 희비 갈라

2025-11-13 15: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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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국내 전통 제약사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제약 업계의 판도가 크게 변화했다. GC녹십자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기존 1위였던 유한양행을 제치고 매출 선두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자체 신약을 앞세운 기업들이 외형 성장에 성공한 결과로, 국내 제약사들의 경영 전략이 얼마나 글로벌 역량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혈액제제 '알리글로', GC녹십자 성장 일등공신
GC녹십자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0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했다. 이러한 호조의 핵심은 혈액제제 '알리글로'에 있다. 알리글로는 매 분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17%라는 놀라운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여기에 처방의약품 매출 확대와 자회사 'GC셀'의 개선세가 더해지면서 전체 실적을 크게 견인했다.

다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GC녹십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3% 감소한 292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인수한 'ABO플라즈마'의 미국 텍사스 라레도 혈장센터 조기 개소에 따른 비용 증가와 중장기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일회성 투자 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기존 1위 유한양행, 마일스톤 부재로 역성장 기록
기존 매출 1위였던 유한양행은 올해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8%나 급감했다.

유한양행의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마일스톤 부재다. 지난해 3분기에는 렉라자의 미국 출시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가 유입되었지만, 이번 분기에는 해당 기술료가 없었다. 추가로 자회사인 '이뮨온시아'의 연구개발 비용 증가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업계는 유한양행의 실적 부진이 일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분기에는 렉라자의 유럽과 중국 허가 마일스톤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며, 상용화 확대와 판매량 증가에 따른 중장기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가 유력한 상황이다.
신약 수출로 성장하는 대웅·한미약품

3분기 실적에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한 기업들도 있다. 대웅제약과 한미약품이 그 주인공이다.

대웅제약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118억 원, 영업이익은 5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9%, 52.6% 증가했다. 보툴리늄 톡신 제제 '나보타'가 실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나보타의 3분기 매출은 5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으며, 이 중 수출 매출이 469억 원을 차지했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남미와 중동으로 시장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더불어 스마트 병상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가 10월 기준 1만3000개 이상의 병상에 도입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23억 원, 영업이익 55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1%, 8.1% 증가한 수치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와의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선급금 수취와 주력 복합신약의 견고한 매출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589억 원을 달성했으며, 고혈압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는 370억 원, 위식도역류질환 제품군 '에소메졸패밀리'는 157억 원을 기록했다.

종근당, 외형 성장 이뤘으나 수익성이 숙제

종근당은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종근당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2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다.

'고덱스', '텔미트렌' 등 주력 품목들과 '뉴라펙' 등 신제품이 고르게 성장하며 매출은 증가했지만, 판관비와 연구개발 비용 증가가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해외 진출이 불안정하고 국내에서도 도입 상품 비중이 높은 것이 수익성 개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5대 제약사, 외형은 소폭 성장 … 수익성은 급락

올해 3분기 5대 제약사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든 1518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오른 2조3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별 제약사들의 전략 차이가 전체 산업의 수익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5대 제약사들 중 내년 연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종근당에 그친다.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종근당은 올해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71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돼 1년 전보다 28.6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나머지 4곳은 모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 진출, 제약사 성장 필수 전략

국내 제약사들이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31조 원으로 2023년 대비 0.1% 성장에 그쳤으며, 200곳이 넘는 제약사가 경쟁하고 있어 시장은 사실상 포화 상태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요 제약사들은 해외 신약 허가, 현지 합작법인 설립,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통해 시장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3분기 실적에서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종근당, 녹십자 등이 해외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며 외형 성장을 이끌어갔다.

특히 수출 비중 확대가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의 신약 개발도 중요하지만 해외 진출에 성공하게 되면 시장이 그만큼 확대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분기 전망, 마일스톤과 기술료가 관건

업계는 3분기 부진했던 기업들의 4분기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경우 렉라자 병용요법의 유럽 출시 마일스톤이 4분기에 반영될 예정이며, GC녹십자도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누적 매출이 지속 확대되고 알리글로의 견고한 성장세를 발판 삼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최근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과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러한 성과가 4분기에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이전에 따른 마일스톤, 수출 계약 등과 관련한 수익이 추가 반영시 제약사들의 외형 성장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회사 성과 부진, 일회성 비용 발생, 약가 인하 등 여러 요인들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각 제약사들의 수익성이 유지되거나 성장할지 여부는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신약·수출'이 제약사 간 격차의 핵심 변수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향후 R&D 투자 성과와 마일스톤 유입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제약사 간 격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약과 수출이 올해 실적의 희비를 가를 주요 요소인 만큼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성과가 외형뿐만 아니라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이제 하나의 필수 트렌드가 되었으며, 국내 대형 제약사들도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빅파마에게 기술 수출하는 것이 하나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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