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는 단순한 인사 조치를 넘어서 패션 OEM 기업인 한세실업이 현재 직면한 위기에 대한 강한 신호로 해석된다.
급락한 수익성, 위기의 신호
한세실업의 경영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1월~6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했다. 매출액은 9423억원으로 전년도 8597억원 대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반 이상 줄어든 것은 수익성 악화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러한 '어닝 쇼크'의 원인은 명확했다. 미국발 관세 부담이 기업의 수익성을 직격했던 것이다. 고객사들이 미국 수입 관세 부담을 한세실업에 떠넘기면서 마진율이 크게 압박받았고, 이것이 영업이익 급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글로벌 경험의 재활용, 위기 극복의 처방전
창업자의 복귀는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나온 전략적 결정으로 보인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글로벌 정세가 불안한 상황에서 김 회장이 창립 초기부터 쌓아온 글로벌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3인 대표 체제로의 전환은 단순한 체제 변화가 아니라 역할의 명확한 분업화를 의미한다. 김동녕 회장은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고, 김익환 부회장(김 회장의 차남)은 미래사업과 경영지원 관리 및 사업다각화를, 김경 사장은 영업과 생산 부문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회사는 이미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익환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린 '2025 글로벌 기업설명회(IR)'에서 "중미 수직계열화를 통해 관세 위협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과테말라 미차토야 지역에서 원사·원단·봉제를 아우르는 모든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통합 시설을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과테말라의 상호관세가 10%대 수준으로 베트남(20%)보다 낮기 때문에 이를 통해 관세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녕 회장의 복귀는 '구원투수 등판'에 비유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온 그의 경험과 통찰력이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업무를 분업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세대 교체와 창업자 경험의 결합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김익환 부회장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경영진의 추진력과 김동녕 회장의 글로벌 경험이 어떻게 조화되는지가 한세실업의 향후 경영 성과를 좌우할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세실업이 관세 위협을 극복하고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이 새로운 경영 체제의 효율성에 달려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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