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에픽 이수환 CP] 차량 운행이 일상화된 현대 사회에서 교통사고는 언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청객이다. 순간의 부주의가 신체적 상해뿐 아니라 경제적 피해와 정신적 고통까지 불러오며, 피해자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사고 직후 당황한 나머지 ‘보험사에 맡기면 다 해결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사고 처리 과정은 복잡하고 다면적이기 때문에 단순한 문제로 여겨서는 안 된다. 법률, 의료, 보험, 손해배상 제도가 얽혀 있어 초반부터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으면 권리 보호에 어려움이 생기기 쉽다.

자동차 보험은 피해자에게 기본적인 안전망을 제공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험사는 가입자와의 계약 관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이므로, 피해자의 최대 이익보다는 자신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의료적 사실이나 손해배상 산정 원칙을 잘 모르는 피해자가 보험사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실제 받을 수 있는 보상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합의하게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한 직후, 손해배상액 산정이나 과실비율 협상 등에 대한 기초적인 법률 조언을 받는 것이 장기적인 손실을 줄이는 길이다.

교통사고 발생 직후에는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가 있다. 무엇보다도 사고 현장을 정확히 보존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미한 접촉사고라고 해도 현장을 이탈하거나 단순한 구두 합의로 마무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 블랙박스 기록, 목격자 진술 등은 향후 사고 책임과 과실비율 판단에 결정적인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사고 이후 곧바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외상이 눈에 드러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나 후유증이 심화될 수 있다. 의료 기록, 진단서, 치료 내역 등은 이후 손해배상 청구의 핵심 자료가 되므로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한다.

보험사와 연락할 때는 모든 통화 내용을 가능한 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다.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을 활용해 대화 내용을 남기고, 불리한 발언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험사 직원들은 다년간의 실무 경험과 내부 지침을 바탕으로 사고 처리를 진행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혼자 대응할 경우 불리한 조건에 합의하게 될 위험도 있다.

초기부터 처리 과정이 복잡하게 흘러갈 수 있는 만큼, 사고 직후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준비해야 할지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실비율 산정, 손해배상 항목별 계산, 보험사와의 합의 협상, 필요한 경우 형사절차까지 연계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과실비율이 10%와 20%로 갈리는 것만으로도 보상액에 수천만 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에는 단순 치료비 외에도 장래 치료비, 휴업 손해, 위자료, 후유장해 보상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된다.

이처럼 사고 이후 관리해야 할 범위가 넓고 이해관계자도 많다 보니, 일정 시점에서는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고려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사고 경위나 피해 상황에 따라 개별적인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각에서 상황을 점검해 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손해를 줄이는 데 유리할 수 있다.

로엘 법무법인 김명희 대표변호사는 “최근에는 전동 킥보드, 자율주행차 등 신종 교통수단에 의한 사고도 증가하면서 법적 책임 소재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기존 법규나 판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전문 변호사의 최신 법률 지식과 전략적 판단이 피해자 보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단순히 사고 당사자 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 유형별 맞춤형 법률 대응이 요구되는 시대”라며 “사고 경위나 피해 상황에 따라 전략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조언을 바탕으로 자신의 상황을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