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엔화는 달러 대비 0.6% 하락하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는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해 일반적으로 주가를 뒷받침하지만, 이번에는 정치적 불안정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투자자들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되면서 정책 추진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 재팬의 채권 운용 부서 책임자인 타다시 마츠카와는 "초기 반응은 주가 하락과 엔화 가치 하락"이라며 "채권 수익률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이는 이시바 총리의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KCM 트레이드의 수석 시장 분석가 팀 워터러는 "입법 과정의 난항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엔화와 닛케이 지수에 악재"라고 지적했다.
엔화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7% 이상 하락하며 주요 10개국(G10) 통화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면서 일본 재무성은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일본 증시는 7월 고점 이후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글로벌 CIO 오피스의 게리 두건 최고경영자는 "시장은 현재 연립 여당의 승리를 선호했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 없이 기업 구조조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이와 증권의 치요 타카토리 분석가는 이시바 총리가 추진하는 안보 지출 확대 정책의 수혜가 예상됐던 방위 산업 관련 주식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CLSA 증권 일본 지사의 니콜라스 스미스 전략가는 "자민당이 약할수록 이시바 총리가 원하는 증세를 달성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정치적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엔화 약세와 증시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앞으로 일본 정국과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김규환 글로벌에픽 기자 globalepic7@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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