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한국문화를 공유하고 명절 음식을 나누는 연대와 소통의 장으로 매년 설, 추석을 앞두고 열린다. 우리나라도 다문화사회 진입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활동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전 위러브유 성남판교지부에 ‘작은 지구촌’이 만들어졌다. 언어, 피부색이 다른 25개국 약 300명이 어울려 활기가 넘쳤다. 송칸 루앙무닌턴 주한 라오스 대사, 오를린 마드리드 에콰도르 공관 차석, 알레한드로 벨라스케스 온두라스 참사관, 엘리제우 프레이타스 앙골라 참사관을 비롯해 몽골, 미국, 카자흐스탄, 인도, 네팔, 모로코, 케냐, 카메룬 등에서 온 외교관, 다문화가족, 외국인 유학생 등이 한자리에 모여 나눔의 설 명절을 즐겼다.
참석자들을 환대한 위러브유 장길자 회장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새해 희망을 나누는 소중한 자리다. 따뜻한 음식과 정겨운 대화로 그리움은 잠시나마 잊고 따뜻한 유대감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마음을 다독였다.
그러면서 낯선 환경에서 학업과 생활을 병행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로하며 "노력과 성취는 분명한 결실을 맺을 것이며 한국에서의 경험이 삶에 큰 자산이 되리라 믿는다"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송칸 루앙무닌턴 라오스 대사는 이 행사에 대해 "지구촌 연대를 촉진할 것"이라고 축사하며 "위러브유가 세계 평화와 환경을 위해 헌신한 모든 부분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장은 "위러브유 활동에는 배려가 배어 있다. '어머니 사랑'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칭찬했다.
이날 행사는 '2025 위러브유 외국인 유학생 교육지원금 전달식'과 함께 열려 더욱 뜻깊었다. 장길자 회장은 8개국 24명에게 각각 200만 원의 교육지원금(총 4800만 원) 증서를 전달하며 견고한 지지를 보냈다. 유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발전에 기여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고자 마련한 자리다.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이사벨 모라(22·에콰도르) 씨는 "꿈을 이루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생 에마르 마살수(29·케냐) 씨는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너무 행복한 마음이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기념식 후 외국인들은 위러브유 회원들이 정성껏 마련한 소고기 떡국, 갈비, 잡채, 식혜, 삼색꿀떡 등 다양한 명절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장길자 회장이 소담스럽게 담아준 떡국을 맛본 미 공군 브레트 말트락(33) 씨는 "각국 외국인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는 모습이 가족같아 좋았다"라며 "고향의 어머니를 뵌 것 처럼 마음에 위로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부대행사장도 즐거움의 에너지로 가득 찼다. 앙골라 국적의 유학생 프로에드 레안드로 캄봉구 마누엘 씨가 능숙하게 떡메를 쳐 주변의 탄성을 자아냈다. 각국 외국인들이 색색의 고운 한복을 입고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고, 윷놀이와 제기차기를 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늘에 날릴 연을 정성스레 만들어 서로에게 보여주고, 달고나에 성공해 의기양양해하는 등 행복을 만끽했다.
다문화이해교육 강사로 일하는 어윤자르갈(46·몽골) 씨는 "친정집에 온 듯 너무 좋다"며 "여러 나라 사람이 함께 모여 너나없이 하나가 되는 이런 자리를 통해 한국의 다문화사회 분위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가는 이들의 손에는 위러브유가 마련한 묵직한 명절선물이 들렸다. 상자마다 당면·부침가루·식용유 등 식료품과 주방세제·욕실세제 등 생필품까지 23가지 물품이 알차게 담겼다. 위러브유는 이를 포함해 설을 앞두고 전국 60여 관공서에 1600세트(8000만 원)를 기탁해 홀몸어르신·한부모·청소년가장·조손·다문화·장애인 가정과 온정을 나눴다. 지난해 설·추석에도 전국 소외계층 2800세대에 1억4000만 원의 명절선물을 전하는 등 매년 명절에 지역의 저소득·취약계층을 따뜻하게 보듬었다.
유엔 DGC(공보국) 협력 NGO인 위러브유는 한국 포함 79개국에서 15만5000여 회원이 긴급구호, 건강보건, 교육, 환경보전, 사회복지, 국제교류·파트너십 등 분야에서 4600회 가까이 활동했다.
양대 연례 복지활동인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는 세계 재해지역, 물부족국가, 빈곤지역을 지원하고 기후난민·이재민에게 희망이 됐다. 각국 정부와 기관이 대한민국 훈장,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 캄보디아 국왕 훈장, 에콰도르 국회 훈장 등 다수의 상을 수여했다.
김동현 글로벌에픽 기자 kuyes2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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