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출신 행원으로 회장 자리에 까지 올라 화제가 됐던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2028년 3월까지 3년 더 그룹을 이끌게 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7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함 회장을 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회추위는 지난해 말 함 회장과 이승열·강성묵 부회장, 외부 인사 2명 등을 차기회장 후보군으로 선정한 뒤 함 회장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2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치면 3년 더 회장직을 맡게 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70세를 넘어도 이사로 재직할 수 있도록 내부규범을 개정해 2028년 3월까지 근무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함영주 2기’가 출범하기까지 함 회장에게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특히 2022년 회장 도전 당시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에 더해 부실한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때문에 회장 자리를 놓고 당시 박성호 행장이 다크호스로 부상했지만 이를 물리치고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함 회장은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사법 리스크에 대처해 나갔는데 채용비리 소송의 경우 2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파생결합펀드 손실과 관련해서는 금융당국에서 받은 중징계 처분이 지난해 7월 최종 취소됐다.
사법리스크 부담 속에서도 함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그룹의 실적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는 이번 연임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기를 맞은 함 회장의 과제는 1등 은행을 넘어 1등 금융지주사를 만드는 것이다. 함 회장 취임 이후 하나은행은 2022년과 2023년 순이익 1위의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지만 그룹 전체 수익은 KB금융, 신한금융에 이어 3위에 머물고 있다.
금융지주사 수익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비은행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데, 이것이 함 회장의 숙제다. 함 회장이 신년사에서 “사업영역 확장과 더불어 비은행 부문 동반 진출을 통해 수익 기반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숙제를 풀기 위한 주문인 것이다.
[He is…] 서울은행 출신으로 회장된 ‘고졸신화’
강경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함 회장은 1980년 서울신탁은행에 입행했으며 2002년 12월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으로 합병된 뒤 하나은행 분당지점장, 가계영업추진부장, 남부지역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2013년 1월 하나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했으며 2015년 9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법인인 KEB하나은행 초대은행장이 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22년 2월 하나금융지주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되면서 서울은행 출신으로 회장 자리에 까지 올랐다.
[안재후 글로벌에픽 기자/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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