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달성한 수치지만, 그 안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가 이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만들어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반도체 시장의 호조로 인한 수익이 극소수 기업에만 몰리면서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든 실적 호조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 상승의 배경에는 명확한 주인공이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률을 7%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해 4분기의 3.4%포인트 상승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로 빚어진 '수퍼 사이클'이 두 기업에 얼마나 큰 이익을 안겨줬는지 여실히 드러낸다.
전체 상승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이 둘을 제외하면 풍경이 크게 달라진다. 두 회사를 빼면 1분기 전산업 영업이익률은 6.2%에 불과하다. 직전 분기 3.8%에서는 2.4%포인트 오른 수치지만, 13.2%라는 전체 지표와는 격차가 크다.
제조업 격차, 극소수 기업의 독주 제조업 내 불균형도 극명하다. 전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18.1%로 비제조업(5.7%)보다 12.4%포인트 높다. 얼핏 제조업이 압도적으로 우수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들을 빼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6.6%로 곤두박질친다. 비제조업의 5.7%과의 격차는 0.9%포인트에 불과해진다.
이는 한국 제조업의 실적이 두 기업의 성과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번 분기에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격차가 벌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비제조업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석했지만, 통계가 말하는 바는 명확하다.
불확실성 가중되는 산업 생태계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제조업이 계속해서 전체 지표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철강, 화학,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은 중국발 과잉 공급 여파와 관세 장벽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의 호조가 이들 산업의 약세를 가리고 있는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혁신과 개선이 필요한 산업들은 글로벌 시장 환경 악화 속에서 구조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업 안정성은 전반적으로 개선
다만 기업 부채 안정성 지표는 긍정적이다. 전산업 부채비율은 전 분기 88.9%에서 87%로 내려갔고, 차입금 의존도도 24.4%에서 23.9%로 감소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막론하고 재무 건전성이 개선된 것이다. 다만 이 역시 반도체 기업의 실적 호조로 인한 현금 창출이 큰 몫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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