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형사와 납치범을 오가던 김은우가 연극 ‘태풍’의 술 취한 집사 스테파노로 변신해 무대를 웃기고 서늘하게 장악했다.
‘태풍’은 무인도라는 고립된 공간 위에서 권력과 복수, 용서와 화해의 감정이 폭풍처럼 뒤엉키는 이야기를 밀도 높게 끌고 간다.
스테파노는 ‘술 취한 집사’라는 캐릭터 설명 그대로, 비틀거림과 욕심을 동시에 들고 등장해 판을 흔드는 변수로 기능했다.
특히 스테파노는 트린큘로, 칼리반과 엮이는 장면마다 ‘웃음→불안→욕망’의 결을 한 호흡으로 바꾸며 작품의 온도를 끌어올렸다. “다리 네 개에 목소리 둘”이라며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포장하는 말맛부터, 허세 섞인 ‘왕 놀이’로 상대를 휘어잡는 태도까지 스테파노의 천박한 야심이 코미디의 가면을 쓰고 선명해졌다.
김은우는 과장된 몸짓에만 기대지 않았다. 취기 오른 웃음과 번뜩이는 눈빛, 타이밍 좋게 끊어내는 호흡으로 장면의 중심을 잡았고, 순간순간 템포를 바꿔 관객의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웃기지만 가볍지 않게’, 스테파노라는 인물이 가진 욕망의 민낯을 끝까지 밀어붙이며 무대 위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김은우는 매체에서도 꾸준히 존재감을 쌓아왔다.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쿠팡플레이 ‘가족계획’, SBS ‘사계의 봄’에서는 형사 역할로 사건을 좇는 얼굴을 보여준 반면, tvN ‘신사장 프로젝트’에서는 납치범으로 등장해 범죄자와 이를 추적하는 형사, 극과 극의 결을 오가는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특히 범인의 떨리는 손과 절박한 심리를 디테일하게 그려내며 장면을 압도했다.
김은우는 공연을 마무리하며 “공연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어 다행이고,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번 ‘태풍’은 라이브 음악이 함께한 공연이라 매 회차마다 또 다른 떨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스스로 조금 더 즐기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최고의 뮤지션들과 함께한 연말의 무대여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 좋은 일도, 감사한 일도 많았습니다. 조심스럽게, 내년에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전했다.
한편, 연극 ‘태풍’은 지난 28일 명동예술극장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글로벌에픽 유병철 CP / ybc@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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