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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新 혼맥 16 한화그룹] 경영환경과 시대흐름 따라 ‘3代 3色’

軍→정·관계 사업분야별 최적화 … 3세가 펼쳐 나갈 혼맥에 ‘관심’

2025-11-25 11:08:17

[재계 新 혼맥 16 한화그룹] 경영환경과 시대흐름 따라 ‘3代 3色’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한화그룹 혼맥의 특징은 ‘3代 3色’ 이란 점이다. 3대에 걸쳐 경영환경과 시대흐름이 혼맥에 투영돼 있다. 창업주 김종희 회장 세대는 방위산업 기반 구축이라는 경영적 판단에 안정적인 혼맥을 형성했고, 2대 김승연 회장 시대에는 정계 권력층과 인맥을 맺어 나갔다. 이후 3세 세대에 이르러서는 사업 분야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혼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창업주 김종희 세대: 평범한 중매 결혼
한화그룹의 기초를 마련한 창업주 김종희(1922-1981) 회장은 강태영(1927-2016) 여사와 양가 부모님 중매로 결혼하여 2남 1녀를 두었다. 한국화약으로 시작한 회사를 1960년대 방위산업으로 확장하며 한화의 골격을 세운 김 회장은 특이하게도 자녀들을 모두 공군 장교로 양성했다. 이는 국방부와 인맥을 형성하기 위하 전략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종희 창업주는 이처럼 중매결혼으로 출발했으나 방위산업 진출 이후 정·관·재계 실세들과 광범위한 인맥을 형성해 나갔다.

정보기관, 금융권을 잇는 혼맥: 장녀 김영혜와 이동훈
장녀 김영혜(1948~) 前 제일화재해상보험 이사장은 여성 공군 조종사로서 1971년부터 1974년까지 현역으로 복무했다. 그녀는 이후락 前중앙정보부장의 차남 이동훈(1948~) 전 제일화재해상보험 회장과 결혼했다. 이 결혼은 한화그룹을 정보기관과 금융권에 연결하는 중요한 혼맥 고리가 되었다.

김영혜 이사장과 이동훈 회장의 장남 이재환(1972~)씨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장녀 손희영(1972~) 교수와 결혼했다. 동덕여대 교수인 손희영과의 결합으로 CJ와 한화는 사돈 관계가 형성되었으며, 이를 통해 CJ 이재현 회장과도 혼맥 관계가 맺어졌다. 한편 이동훈 회장의 차남 이석환(1973~)씨는 한화그룹 산하 물류회사인 한익스프레스의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2대 김승연·김호연 시대: 정·관계 실세와의 결합
1981년 29세의 젊은 나이에 회장직을 승계한 김승연(1952~) 회장은 방위산업 중심의 한화를 글로벌 재벌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김승연 회장의 부인 서영민(1961~2022) 여사는 前 내무부 장관이자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서정화 회장(1933~ , DK그룹 회장)의 딸로,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출신의 재원이다. 이 결혼으로 한화는 정부 고위층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차남 김호연(1955~) 회장은 현 빙그레 회장으로, 1983년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 김미(1957~) 여사와 결혼했다. 김미 여사는 김구의 둘째 아들인 김신 전 건설부 장관의 막내딸로, 독립운동 정통성을 계승한 인물이다. 이 결혼은 재벌가와 민족 지도자 가문을 잇는 상징적 혼맥으로 평가되었다. 김호연 회장과 김미 여사 부부는 연애결혼에 성공한 사례로, 대학시절 알고 지내다 5년의 열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빙그레 경영을 통해 1992년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김호연 회장은 2014년 정치 활동을 마치고 다시 빙그레 회장으로 복귀했으며, 2025년 초 보유하던 한화 지분을 전량 매도하면서 형 김승연 회장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했다.

3세 세대: 사업 분야별 차별화된 혼맥
장남 김동관: 일반인과 결혼, 차남 김동원은 아직 미혼

김동관(1983~) 부회장은 2022년 8월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방산·조선·화학·태양광 등 한화의 핵심 사업 부문을 담당한다. 압구정중학교 전교 1등이었던 그는 미국 명문 사립기숙학교 세인트 폴 고등학교와 하버드 대학교를 거쳐 2006년 공군 학사장교 117기로 입대했다. 이후 통역장교로 복무하고 태양광 사업을 통해 경영 수업을 받았다.

김동관 부회장의 결혼은 한화 혼맥 역사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보여준다. 신부 정해련씨는 서울대학교 미술 전공자로 2010년 한화에 입사한 입사 동기였다. 정씨는 김동관 부회장보다 2살 연하로 2011년 퇴직 후 10년간의 교제를 거쳐 2019년 10월 초 유럽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정씨의 언니는 배우 조한선의 아내 정혜정으로 알려졌으며, 언니 또한 미술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씨는 재벌가나 고위 공직자 집안 출신이 아니며, 정씨 가문과 한화 사이에는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다. 이는 경영권이 안정화된 상황에서 정치·관료 네트워크보다 신뢰할 수 있는 조력자와의 결합을 선택했다는 한화의 경영 철학 변화를 의미한다.

차남 김동원(1985~) 한화생명 사장은 아직 미혼으로, 앞으로 어떤 혼맥을 맺을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막내 김동선: 방송계 인물과 혼인

막내 김동선(1989~) 부사장은 그룹 내 유통·호텔·레저 등 생활산업 부문을 담당한다. 미국 명문 승마 고등학교인 태프트 스쿨과 다트머스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올림픽에 대한민국 승마 대표로 출전한 국제적 활동 경험을 갖추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2022년 채널A 기자·앵커 출신인 황수현(1987~)씨와 결혼했다. 황수현씨는 고려대학교 졸업 후 2011년 미스코리아 인천 선에 입상했으며, 2012년 채널A에 입사해 10년간 뉴스 프로그램의 기자이자 앵커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두 사람의 결혼은 비공개로 진행되었는데, 당시 김동선의 모친인 서영민 여사가 암으로 투병 중이었기 때문이다. 황수현은 2022년 초 결혼을 이유로 채널A를 퇴사했으며, 서영민 여사는 같은 해 8월 별세했다.

백화점·호텔·음식점 등 유통·레저 부문은 소비자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가 직접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분야다. 황수현과의 결합은 한화갤러리아의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와 사회적 신뢰도 제고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빙그레 3세 세대: 사내 동료와 결혼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들 중 장남 김동환(1983~) 사장은 연세대 국제학부를 졸업하고 EY한영회계법인을 거쳐 2014년 빙그레에 입사했다. 회계법인 경력 후 회사 내 동료이자 빙그레 식품연구소에서 일했던 여직원(4세 연하)과 2017년 4월 1일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성당에서 결혼했다. 신부는 2010년 빙그레에 입사해 식품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다 2015년 퇴사했으며, 두 사람은 업무 협의 과정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교제로 발전했다. 이 결혼은 '범한화가 3세의 첫 결혼'으로 보도되었으며, 당시 김승연 회장과 김동선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김동환 사장은 이후 2021년 1월 임원으로 승진했고, 2024년 3월 사장직에 올랐다.

혼맥의 진화: 시대와 경영 환경에 따라 변화

한화가의 혼맥 전략의 변화는 재벌 경영 구조의 성숙도를 반영한다. 창업주 김종희 회장은 방위산업 진출 이후 정·관·재계 인맥을 형성했으나, 이는 최고층과의 정략적 혼맥보다는 사업 필요성에 기반한 인맥 구축이었다. 2대 때는 내무부 장관 가문 및 백범 김구 가문과의 혼맥으로 정계 최상층과의 관계를 심화시켜 경영권의 정치적 기반을 공고히 했다.

3세 경영 세대에 이르러 혼맥의 역할 자체가 변화했다. 경영권 승계가 이미 완성 단계에 있고, 그룹의 정치·관료 네트워크가 충분히 구축된 상황에서 새로운 필요성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사내 결혼'의 확대가 두드러진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과 빙그레 김동환 사장 모두 회사 내에서 만난 동료와의 결혼을 선택했다. 이는 경영권이 안정화된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연인과의 결혼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반영한다.

또한 김동선 부사장의 경우는 미디어 경력자와의 결합을 통해 특정 사업 분야의 이미지 강화를 추구했다. 유통·레저·호텔 등 B2C 비즈니스에서 브랜드 이미지의 중요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관료 네트워크 형성이라는 1·2세대의 혼맥 전략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으로, 각 사업 부문의 특성과 전략적 필요성에 따라 혼맥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3세대의 혼맥은 '혼맥의 약화'가 아니라 '혼맥의 다층화'이자 '사업 분야별 최적화'인 것이다. 한화는 창업주부터 3세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경영 환경의 변화에 맞춰 혼맥 전략을 진화시켜왔으며, 이는 한화그룹이 단순한 재벌이 아닌 적응 능력이 뛰어난 경영조직임을 시사한다. 향후 한화의 3세 경영 시대가 어떤 추가적 혼맥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이것이 그룹의 경영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가치가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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