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주 최종건, 7남매와 정치계 인맥 구축
최종건 창업주는 24세에 노순애(1928-2016) 여사와 결혼해 3남 4녀를 두었다. 이들 자녀들의 혼맥이 SK가문이 정치계와 깊은 관계를 맺는 출발점이 되었다.
장남 최윤원(故 1950-2000)은 김이건 전 조달청장의 딸 채헌(1954)씨와 결혼했다. 최윤원은 1992년 SK케미칼 부회장을 거쳐 회장직을 맡았지만, 2000년 50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 부부는 슬하에 1남 3녀(서희, 은진, 현진, 영근)를 두었다.
차남 최신원(1952) 전 SK네트웍스 회장은 백종성 전 제일원양 대표의 딸 백해영과 결혼해 1남 2녀(유진, 영진, 성환)를 두었다. 최신원 회장의 장남 최성환(1981)은 2010년 신조무역 최용우 회장의 장녀 최유진과 혼인했다. 현재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으로 재직 중인 최성환은 2022년 말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
정치인 집안과 사돈관계, 이후락·노태우 라인
SK가문과 정치계의 연결고리에서 가장 주목할 인물은 이후락(1924-2009) 전 중앙정보부장이다. 최종건 창업주의 4녀 최예정(1962)의 시아버지가 바로 이후락이다. 최예정은 이후락의 3남 이동욱(1962)과 결혼했고, 이를 통해 SK가는 정치권 핵심부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이후락의 아들들도 재벌가와 인연을 맺었다. 이동욱의 형인 이동훈 전 제일화재해상보험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 김영해(1948) 전 제일화재해상보험 이사장과 결혼했고, 이동훈 회장의 장남 이석환씨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장녀 손희영(1972)씨와 혼인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SK가 혼맥은 CJ가, 한화가와도 연결된다.
차세대 리더들의 현황과 결혼 소식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의 자녀들은 각각 다른 길을 걸어가며, 최근 결혼을 통해 새로운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최윤정은 2017년 10월 21일 서울 시내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일반인으로, 베인앤컴퍼니에서 만나 연애 끝에 결혼했다. 현재 남편은 2020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모레'를 창업했지만 2023년 12월 공동대표에서 물러났다.
둘째 딸 최민정(1991) 대표는 재벌가 딸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해군사관후보생 117기로 입대해 2015년 4월부터 충무공 이순신함에서 전투정보보좌관으로 근무했다.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최민정은 2019년 8월 SK하이닉스에 입사한 후 2022년 휴직하여 현재는 미국에서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테그랄헬스(Integral Health)'의 CEO로 활동하고 있다.
최민정은 2024년 10월 13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과 결혼했다. 케빈 황은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공공정책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 해병대에서 대위까지 진급했으며, 2020년 10월부터 약 9개월간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두 사람은 2020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웃 주민으로 만나 군 복무 경험을 공유하며 가까워졌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리프랙티드 캐피털을 설립하여 운영 중이다.
장남 최인근(1995)씨는 2014년 미국 브라운대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했고, 보스턴컨설팅그룹 인턴십을 거쳐 2020년 9월 SK E&S 전략기획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최인근은 SK E&S 북미법인 패스키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다가 최근 퇴사하여 2025년 7월 3일 맥킨지앤드컴퍼니 서울 오피스에 입사했다. 이는 다른 재벌 2·3세들처럼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경영자 수업을 받은 후 그룹 주요 임원으로 복귀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동거 중인 김희영(1975)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딸 한 명(최시아, 2010)을 두고 있다. 김희영은 1975년생으로 최태원보다 15살 연하다. 노소영은 김희영을 상대로 30억원의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2024년 8월 서울가정법원은 김희영이 노소영에게 20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기타 혼맥 관계
최태원 회장의 동생 최재원(1963)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채서영(1964) 서강대 영문과 교수와 결혼했다. 최종현 전 회장의 막내딸 최기원(1964)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은 SK그룹 계열사에 근무하던 김준일 씨와 결혼했지만 이혼했다.
최종건 창업주의 둘째 동생 최종관(1934-2018) 전 SKC 고문은 장명순과의 사이에 1남 6녀를 두었다. 장녀 최순원(1958)은 재벌가에서는 독특하게 외국인 존 캐리파크너(1961)와 결혼했고, 3녀 최경원(1963)은 김종량 전 한양대 총장과, 4녀 최은성(1965)은 나웅배 전 경제부총리의 차남 나진호(1963)와 혼인했다.
최종건 창업주의 막내 동생 최종옥(1939) 전 SKM 회장은 현재 산업정책연구원 이사장으로 있는 조동성 서울대 명예 교수의 누나 조동옥(1944) 여사와 결혼했다. 조동옥 여사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재무부장관을 지낸 서봉균씨의 사위인 조동일 서울대 공대 교수의 누나이기도 하다.
SK가문 혼맥의 특징과 변화
SK가문의 혼맥을 분석해보면 몇 가지 뚜렷한 특징과 세대별 변화가 나타난다.
정치계와의 긴밀한 연결이 SK가문 혼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등 정치권 핵심 인사들과 사돈관계를 맺으며 정·재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결혼을 통해 청와대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했으며, 이는 SK그룹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애결혼 선호 문화 역시 SK가문의 독특한 특징이다. 최종현 창업주가 "배우자는 당사자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배경에서 SK가문은 다른 재벌가에 비해 연애결혼의 비중이 높았다. 이는 가문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성격을 보여준다.
재벌가 간 교차 혼맥 형성도 주목할 만하다. 이후락 라인을 통해 한화그룹, CJ그룹과 연결되는 등 재벌가 간 복잡한 혼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러한 관계는 재벌 간 사업 협력과 경영권 안정, 위기 시 상호부조에도 영향을 미쳐왔다.
그러나 최근 차세대에서는 혼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최윤정 본부장과 최민정 대표 자매의 경우 모두 일반인과 연애결혼을 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재벌가 간 혼맥 패턴을 따르지 않았다. 이들의 배우자는 모두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개인으로, 가문의 배경보다는 개인적 역량과 상호 애정을 바탕으로 한 결혼이었다.
전문성 추구와 국제화 경향도 뚜렷하다. 최윤정 본부장은 SK바이오팜에서 방사성의약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최민정 대표는 해군 복무 후 미국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최성환은 SK네트웍스에서 AI 중심 사업을 이끌고 있고, 최인근씨는 맥킨지에서 글로벌 경영 역량을 기르고 있다. 차세대 리더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경력을 쌓으며 그룹 내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혼맥의 지속적 확장과 진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4대에 걸친 혼맥 관계는 단순한 개인적 관계를 넘어 한국 사회 정·재계의 거대한 인맥 네트워크로 발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통적인 혼맥 중심에서 벗어나 개인의 능력과 국제적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어, SK그룹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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