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st & Sullivan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6,157억달러에 달하며, 2030년까지 연평균 27.4% 성장해 2조64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중국 시장은 약 7,000억위안으로 전체의 15.4%를 차지하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 AI 모델의 급속한 성능 향상이다. LMSYS Chatbot Arena 스코어링 기준으로 2024년 중반까지 미국과 중국 모델 간 점수 차이는 60~80포인트 수준이었으나, 2025년 들어 격차가 빠르게 축소됐다. 현재 국가별 최고 점수는 미국이 1,470포인트, 중국이 1,427포인트로 불과 43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중국 AI 경쟁력의 핵심은 강력한 중앙집권적 정책 추진력에 있다. 정부는 데이터 활용과 국가 자원의 우선순위를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방대한 데이터 접근성, AI 인프라의 선제적 확보, 그리고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체계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인적 자본 확장도 놀라운 수준이다. 최근 10년간 발표된 주요 AI 논문 약 9만6천편 중 미국이 3만5천편, 중국이 3만1천편을 차지하며 사실상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글로벌 100대 AI 연구자 중 57명이 중국 소속으로, 미국은 20명에 그쳤다.
미국이 GPU와 클라우드 인프라라는 밸류체인 최상단을 장악한 반면, 중국은 데이터, 산업 공급망,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응용 확산에서 차별적 강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데이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UN 산업분류 전 업종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로서 AI와 제조업 결합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2024년 중국의 소비시장은 49조9천억위안으로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한다. 14억 인구와 4억 명의 중산층이 AI 신기술의 시험대이자 상용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샤오미는 9.44억 대의 기기를 연결해 방대한 AIoT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축적되는 실시간 데이터가 AI 학습의 원천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AI+ 이니셔티브'는 이러한 강점을 체계화한 국가 전략이다. 2027년까지 과학기술, 산업, 소비, 민생, 공공, 국제화 등 6대 분야와의 융합을 추진하고, AI 디바이스와 Agent의 보급률을 7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 신승웅 애널리스트는 "AI의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응용에서 구현된다"며 "중국은 연산 인프라 열세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데이터, 제조 역량과 산업 공급망,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응용 확산에 강점을 보이며, 이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전략적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GPU 등 핵심 하드웨어에서는 여전히 미국에 뒤처지지만, 정부 주도의 정책 드라이브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국산화 추진이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DeepSeek의 등장이 보여준 '저비용·고효율' 모델은 기존 AI 질서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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