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KT 안팎에서는 차기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민감한 시기에 '알박기 인사', '보은 인사'를 단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중 인사로 조직 혼란 우려
김 사장이 연말 인사를 강행하려는 명분은 'AI 신사업과 대외 불확실성 대비를 위한 내년 사업의 안정적 추진'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설득력 없는 변명으로 본다. 내년 3월 김 사장이 퇴임하면 신임 사장이 자신의 경영 철학과 비전에 맞춰 새로운 진용을 꾸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김 사장이 연말 인사를 단행하면 신임 사장은 취임 직후 또다시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 2-3개월 사이에 대규모 임원 인사가 연달아 벌어지는 '이중 인사' 사태가 발생한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해킹 사태로 어수선한 조직이 수장이 두 번 바뀌는 리더십 공백과 혼란을 감당해야 한다며 이는 내년 사업의 안정이 아닌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기 말 권한 남용 의혹
이는 차기 CEO의 경영 구상을 원천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다. 신임 사장이 와도 주요 보직에 '김영섭 사람'이 버티고 있다면 새 경영진은 손발이 묶인 채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KT 내부 관계자는 해킹 사태 책임은 연임 포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안정적으로 차기 리더십에 이양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까지 포함된다며 지금의 인사 시도는 알박기를 통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KT 이사회는 최근(11월 4일) 임원 임명·면직, 조직개편 관련 사항을 이사회 사전 심의·의결 대상으로 한다는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차기 CEO의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견제 장치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 조항이 현직 CEO의 임기 말 인사를 막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사장이 이사회 반대에도 인사를 강행하면 이사회 견제 장치마저 무력화하려는 시도이자 또 다른 경영권 남용 논란을 빚을 수 있다.
KT 내부에서는 김 사장이 더 이상 조직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이사회가 제동을 걸어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태 수습과 안정적 인수인계 대신 임기 말 인사권 행사에 몰두하는 CEO의 모습에 조직원들의 피로감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이수환 CP /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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