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9월 들어 신고가 행진을 이어온 한국 증시는 과열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피는 지난 9월 1일부터 16일까지 5거래일 연속 신고가를 경신하며 급등세를 보였고, 반도체 업종이 19%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이날 시장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삼성전자(-1.5%)와 SK하이닉스(-4.2%) 등 대형주가 동반 하락하며 지수 하방압력을 가했다. 외국인들 또한 현물 348억원을 순매도하는 동시에 코스피200 선물 8,370계약을 순매도하며 선물 위주의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기술적 지표 역시 조정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RSI(14일) 기준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던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이날 해당 구간을 탈피하며 숨고르기에 나섰다.
업종별로는 뚜렷한 명암이 갈렸다. 9월 신고가 랠리를 주도했던 금융, 반도체, 지주회사 등 정책 기대주들이 일제히 차익실현 매물에 휩싸였다. 두산그룹 지주사는 4% 급락했고, 반도체 업종 전반이 조정을 받았다.
반면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들에는 저가매수 자금이 유입되며 업종 순환 양상을 보였다. 화장품 업종에서는 코스맥스가 3% 상승했고, 통신과 자동차 등 낙폭 과대 업종들이 반등세를 나타냈다.
특징적인 업종별 움직임도 포착됐다. 한중 협력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는데, 외교장관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논의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파라다이스(+6.3%), 롯데관광개발(+6.4%) 등이 급등했다. 정유 업종도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 소식에 SK이노베이션(+1.2%)이 상승했다.
우주항공 업종은 더욱 주목받았다. 미 해군 사업 입찰 기대감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14.8% 급등했고, 인텔리안테크도 파나소닉과의 위성 공급 계약 소식에 3.5% 올랐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가급적이면 파월 의장 발언과 지속적인 인하 신호가 확인돼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주요 예정 일정으로는 EU 8월 소비자물가지수(18시), 미국 8월 주택착공·건축승인(21시30분), FOMC 금리 결정(18일 3시), 제너럴 밀스 등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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