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22일 24억228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금융사고는 담보권이 설정된 기계·기구를 외부인이 임의로 매각한 사기 사건이다. 이는 지난 6월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 발생한 1078억원 규모 금융사고에 이은 연쇄적 발생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두 사고 모두 '외부인에 의한 사기'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인도네시아 사건은 현지 수출기업이 허위로 의심되는 수출대금 지급보증서를 제출한 사안이고, 이번 국내 사고는 담보물의 임의 매각이라는 형태다. 외부 사기에 연속적으로 노출됐다는 것은 은행의 고객 심사와 담보 관리, 내부통제 시스템에 구조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이은 금융사고는 여러 차원에서 금융기관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먼저 재무적 타격이다. 두 사고를 합치면 1100억원을 넘는 규모로, 이는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인한 당기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
신뢰도 하락도 심각한 문제다. 금융기관에 있어 신뢰는 경영의 핵심 자산이다. 연쇄적인 금융사고는 고객, 투자자, 금융당국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다. 이는 예금 이탈, 주가 하락, 신규 사업 제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규제 당국의 제재 가능성도 높아진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사고 발생 시 내부통제 점검을 통해 경영진 문책, 업무 개선 명령, 임원 선임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연쇄 사고는 이러한 제재 강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경영진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
경영 능력에 대한 의문 제기가 핵심이다. 리스크 관리는 금융기관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연쇄적인 금융사고는 경영진의 리스크 관리 역량과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능력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이사회와 주주들의 압박 또한 강화된다. 금융사고는 주주가치 훼손으로 직결되며, 이사회는 경영진에 대한 책임 추궁과 함께 향후 경영 전략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게 된다.
우리은행의 이번 사태는 국내 금융기관 전체에 시사점을 던진다.
가장 시급한 것은 내부통제 시스템의 전면적 점검이다. 외부 사기에 연속 노출된 것은 고객 심사, 담보 관리, 모니터링 체계의 허점을 의미한다. 특히 해외 현지법인의 경우 본점과의 정보 공유와 통제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리스크에도 대비해야 한다. 금융 거래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탐지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사기가 등장하고 있다. AI 기반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 도입 등 기술적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경영진의 책임 경영 강화도 필수적이다. 금융사고는 단순한 운영상 실수가 아닌 경영진의 리스크 관리 철학과 실행력의 문제다. 정기적인 리스크 점검과 예방 시스템 구축에 대한 경영진의 적극적 관심과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
우리은행 사태는 국내 금융업계 전체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경고등이다. 금융기관들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과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