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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개월 만에 '브레이크'…넥스트레이드, 79개 종목 거래 강제중단

'15%룰' 위기…한국거래소 독점 70년 만의 균열에 제동

2025-08-18 16:09:22

출범 5개월 만에 '브레이크'…넥스트레이드, 79개 종목 거래 강제중단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올해 3월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로 출범한 넥스트레이드가 규제 준수를 위해 선제적으로 거래량을 제한하기로 했다. 출범 5개월여 만에 시장점유율이 33%대에 달할 만큼 급성장했지만, 자본시장법상 '15%룰' 규제에 걸릴 우려가 커진 것이다.

넥스트레이드는 18일 오는 20일부터 내달 30일까지 YG PLUS 등 26개 종목을, 내달 1일부터는 풀무원 등 53개 종목을 추가로 거래중단 대상에 포함시킨다고 발표했다. 총 79개 종목이 정규시장과 종가매매시장은 물론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서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이 같은 조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른 것이다. 매월 말일 기준 최근 6개월간 다자간매매체결회사의 일평균 거래량이 시장 전체 거래량의 1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 때문이다. 올해 3월 4일 출범한 넥스트레이드에 해당 규정이 처음 적용되는 시점은 내달 30일이다.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세는 놀랍다. 8월 14일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184억원으로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거래대금(16조1천765억원)의 49.6%에 달한다. 거래대금 기준 시장점유율은 33.1%에 이르렀으며, 일평균 거래량은 2억112만주로 한국거래소 거래량의 14.4%를 기록했다.

출범일부터 8월 14일까지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1억8천만주로 시장 전체의 11.4% 수준이지만, 현재의 증가세가 지속되면 다음달 중 15% 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관측이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15%를 넘어설 경우 자동으로 시장 전체 거래가 제한된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 15%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중지 종목 선정에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에 편입된 주요 종목의 거래를 멈출 수는 없는 만큼, 이외 종목에서 거래량이 많은 순서대로 대상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는 주요 지수 편입 종목들이 기관투자자들의 핵심 거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들 종목의 거래를 중단할 경우 넥스트레이드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어 부득이한 선택으로 보인다.
향후 거래 상황에 따라 제외되는 종목이 추가되거나 제외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넥스트레이드 측은 밝혔다.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에 도전한 '게임 체인저'

넥스트레이드는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 설립 이후 약 70년간 지속돼온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에 첫 균열을 낸 '게임 체인저'다. 한국거래소보다 20~40% 낮은 매매 체결 수수료와 프리마켓, 애프터마켓 등 확장된 거래시간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특히 '중간가 호가'와 '스톱지정가 호가' 등 새로운 주문 방식을 도입해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거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주문 시스템(SOR)을 통해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더 유리한 조건에서 자동으로 거래가 체결되도록 하는 것도 강점이다.

하지만 급속한 성장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됐다.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당장은 구체적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다.

넥스트레이드의 지분구조를 보면 국내 금융업계의 광범위한 협력이 엿보인다. 교보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상상인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BNK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등 19개 증권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발기인으로는 금융투자협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8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IT기업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 BC카드, 카카오페이, 티맥스소프트가, 유관기관으로는 코스콤,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이 출자에 참여했다. 2022년 11월 설립된 넥스트레이드의 대표이사는 김학수 전 금융결제원장이 맡고 있다.

이처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대거 참여한 것은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에서 벗어나 경쟁을 통한 수수료 인하와 서비스 개선을 기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성장으로 인해 규제라는 예상치 못한 장벽에 부딪힌 상황이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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