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은 18일 SK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22만 5천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가 상향은 자회사 주가 상승에 따른 지분가치 증가와 순차입금 감소로 실질 NAV가 상승한 점을 반영한 결과다.
SK의 2분기 실적은 자회사별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30조1천억원, 영업이익은 72.6% 대폭 감소한 2,000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다.
반도체 부문의 SK하이닉스는 매출 22조2천억원(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 영업이익 9조2천억원(68% 증가)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AI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압도적인 수익성을 보여줬다.
반면 에너지·화학 부문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손실이 전분기 446억원에서 4,176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유가와 환율 하락 등으로 정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적자가 늘어났고, 석유개발 수익성도 악화됐다. 배터리 부문은 적자 폭을 줄였지만 소재·E&S 부문의 실적 둔화가 이어졌다.
SK텔레콤도 사이버 침해사고와 자회사 매각 영향으로 매출 정체 속에 사고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37% 감소한 3,38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SK에코플랜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2024년부터 추진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SK스페셜티 매각 등을 통해 그룹 순차입금이 2024년말 10조5천억원에서 2분기에는 8조1천억원으로 2조4천억원 감소했다. SK C&C 데이터센터 매각까지 포함하면 7조6천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K는 또한 배당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간배당을 주당 1,500원으로 결정해 주주환원 정책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는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는 유상증자가 외부에서 소화되었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단기 현금 유출 부담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만 PRS 만기 시 SK이노베이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잠재적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정부의 법인세율 환원에 따른 부담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SK가 보유한 높은 자사주 비중이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SK의 자사주 비중은 약 24.8%에 달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입법될 경우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큰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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