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핵심 멤버로 참여한다. 여기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합류해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항공 등 한국의 주력 산업을 총망라한 진용을 갖췄다.
당초 재계에서는 경제사절단 규모가 10여 명 안팎으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체류 기간이 비교적 짧고 대부분의 일정이 정상회담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해 '소수정예'로 구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확실하고 인상 깊은 대미 투자 약속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선별한 결과다.
이들 기업의 대미 투자 실적과 계획은 이미 상당한 규모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에 총 370억 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건설 중이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 7천만 달러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국내 재계 인사 중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2028년까지 21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애리조나 공장을 포함해 미국 전역에 약 30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한미 통상협상의 핵심 역할을 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3천 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중 1천 500억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수주한 HD현대의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이 프로젝트의 주역들이다.
대한항공의 조원태 회장도 미국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와 맺은 327억 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항공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출국 전 경제사절단과 '코리아세일즈 전략회의'를 개최해 각 기업이 준비한 대미 투자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다. '기브앤테이크'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해 재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정상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경제사절단은 한국경제인협회가 실무를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배터리, 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를 포함한 경제협력과 첨단기술, 핵심 광물 등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