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남재우 신임 한국연금학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연금학회의 주요 분야는 사회복지 관련 제도 중심이었지만, 연금제도의 또 다른 한 축인 금융 부문, 즉 기금 또는 적립금 운용의 수익률 문제가 최근 대두되고 있다"며 "재무전문가 회장으로서 올 한 해 우리나라 연금제도의 취약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금융 부문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5년 연금 연구 경력, 금융 전문성으로 학회 이끈다
남 회장은 현재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에서 15년째 근무 중이며, 그 이전에는 국민연금연구원에 몸담았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학문적, 실무적 연구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만큼 연금제도의 현안 과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학회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금학회는 창립 16년을 맞아 한국 사회에 다층연금체계가 뿌리내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역시 공적연금의 구조개혁과 퇴직연금의 제도 개편 등 연금제도 관련 중요한 정부 정책이 논의될 예정인 만큼, 남 회장은 "논의의 중심에 한국연금학회가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리금보장 쏠림, 투자 판단 아닌 무관심의 결과"
남 회장은 퇴직연금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원리금보장상품 집중 현상에 대해 날카로운 진단을 내놨다. "원리금보장상품 집중 현상의 대부분은 투자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무관심에 의한 방치일 뿐"이라며 현 제도의 근본적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투자 선택권 확대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제시했다. "투자 선택권은 적극적으로 운용하려는 근로자에게 불필요한 운용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며 "DC(확정기여형)의 직접투자 금지나 위험자산 비율 규제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디폴트옵션 전면 개편 시급... "Opt-out 전환 필요"
남 회장은 현행 디폴트옵션 제도에 대해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현재와 같이 특정 자산의 펀드 상품을 근로자가 선택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하는 방식은 간접투자의 효용이 지극히 낮다. 그 결과 원리금보장상품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원리금보장상품만으로 구성되는 포트폴리오는 적격상품에서 배제하고, 위험성향별로 퇴직연금사업자는 단 1개의 적격상품만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근로자는 자신의 위험성향만 파악하면 자동으로 하나의 디폴트옵션 상품이 결정되어 추가적인 선택 없이 자동으로 연금을 운용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 개편은 퇴직연금사업자의 책임과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해당 디폴트옵션의 성과는 전적으로 퇴직연금사업자의 책임과 역량으로 연결된다. 이를 근거로 퇴직연금사업자의 운용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
국제교류 확대로 금융 부문 강화
남 회장은 퇴직연금 적립금의 중도인출과 중도해지에 대해서는 현재보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선 퇴직금제도와 퇴직연금제도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퇴직금이 이연된 후불임금이라면, 퇴직연금 적립금은 사적재산보다는 사회보장제도 성격이 강하다. 그는 "때문에 국가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인 퇴직연금의 적립금은 중도 유출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증식시켜 일정 규모의 노후자산이 축적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율과 규제가 설정되는 게 맞다"며 "그런 측면에서 중도인출이나 중도해지는 지금보다 오히려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주택가격에 대한 장기 전망 등을 감안하면 주택 구입을 위한 중도해지는 담보대출 등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고, 중도인출 사유는 의료비 등의 긴요긴급한 사유로 엄격히 제한될 필요가 있다"며 "다수의 해외사례가 그렇다"고 덧붙였다.
남 회장은 연금제도의 금융 부문 개선을 위해 국제교류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집합운용 방식의 기금형 지배구조 도입이나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디폴트옵션제도의 개선 등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해외 기관 또는 전문가와의 국제교류를 적극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남 회장의 이러한 구상은 그동안 제도 설계 중심이었던 연금학계의 논의를 실질적인 운용 효율성 제고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올해 공적연금 구조개혁과 퇴직연금 제도 개편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금융 전문성을 갖춘 새 학회장의 리더십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관심을 모은다.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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