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연구에서 상용화까지 직접 경험
박민우 사장의 경력을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이 그를 선택한 이유가 명확해진다. 그는 테슬라,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양산과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한 인물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내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테슬라 재직 당시 박민우 사장은 오토파일럿(Autopilot) 개발 과정에서 테슬라 최초의 '테슬라 비전(Tesla Vision)' 시스템 개발을 주도했다. 핵심은 기존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카메라 중심의 딥러닝 시스템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2015년 3월 테슬라에 입사한 그는 코딩 인터뷰와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 이론 인터뷰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만장일치로 채용되었으며, 2016년에는 '테슬라 톱 탤런트 어워드'(Tesla Top Talent Award)를 수상했다. 당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박민우 사장이 엔비디아로 이직할 때 퇴사를 만류할 정도로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해진다.
엔비디아에서는 더욱 눈부신 행보를 보였다. 2017년 6월 시니어 매니저로 입사한 후 정확히 2년 주기로 빠른 속도의 승진을 거듭했다. 2019년 디렉터, 2021년 시니어 디렉터, 2023년 부사장에 오르면서 입사 6년 만에 핵심 경영진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엔비디아 내에서 CEO 젠슨 황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극소수 임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은 그의 기술적 신뢰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엔비디아에서 박민우 사장은 자율주행 인지 및 센서 융합 기술을 전담하는 조직을 이끌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와의 글로벌 양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며 각국의 규제와 도로 환경을 충족하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 차원을 넘어 실제 차량에 적용 가능한 양산 기술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시각·언어·행동(VLA) 기반 자율주행 모델과 차세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을 총괄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현대차그룹이 박민우 사장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조직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시급한 문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박민우 사장의 현대차그룹 합류가 단순한 외부 인재 영입을 넘어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컴퓨터 비전 기반 자율주행을 10년 이상 연구하고 실제 제품으로 구현한 개발자는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포티투닷 재정비와 SDV·자율주행 전략 일원화
현대차그룹은 박민우 사장의 영입을 통해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및 자율주행 기반 차량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티투닷은 2019년 네이버랩스의 송창현 대표에 의해 설립된 후 현대차그룹, 기아 등으로부터 4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던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포티투닷을 42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핵심 개발 조직으로 삼았다.
또한 포티투닷 최고경영진의 교체는 조직 문화의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송창현 전 대표는 사임 후 "레거시 산업과 수없이 충돌했다"고 밝혀 완성차 제조업 중심의 현대차그룹과 스타트업 문화 사이의 마찰을 시사했다. 박민우 사장은 테슬라와 엔비디아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기술 혁신을 경험한 인물인만큼, 이러한 조직 문화의 간극을 줄이는 데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의 다음 단계: 피지컬 AI와 로보틱스로의 확장
박민우 사장의 미션은 단순히 현재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도맡는 것만이 아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더욱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SDV와 자율주행을 넘어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경쟁력을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는 최적의 기반을 갖춘 기업"이라며 "기술과 사람이 함께 다음 세대의 지능형 모빌리티를 이끌어 가고, 세계 혁신의 기준이 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2026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자율주행 상용화가 성공할지, 그리고 피지컬 AI라는 새로운 경쟁 영역에서 현대차그룹이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박민우 사장의 리더십과 실행력에 많이 달려 있다. 그의 미션은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제로 평가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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