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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선 샘표 대표, 한국식품산업협회 23대 회장 선출. 3년 과제는?

협회 최초 부자 회장 탄생, 산분해간장 논란 속 조정 역할 주목

2025-08-01 12:57:32

박진선 샘표 대표, 한국식품산업협회 23대 회장 선출. 3년 과제는?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박진선(75) 샘표식품 대표이사가 31일 제23대 한국식품산업협회장으로 선출되면서, 국내 식품업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이번 선출은 협회 역사상 여러 기록을 남겼다. 협회 창립 이후 최초로 투표를 통해 선출된 '민선 회장'이자, 부친인 고(故) 박승복 전 회장에 이어 협회 최초의 '부자(父子) 회장'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5개월 진통 끝 단독 출마로 회장직 확정
한국식품산업협회는 31일 서울 서초구 협회 대회의실에서 제2차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단독 출마한 박진선 대표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총 130개 회원사가 찬성 의견을 표했으며, 현장 참석자 24명과 서면 의결자 106명이 모두 찬성했다.

이번 회장 선출 과정은 평탄하지 않았다. 당초 박진선 대표와 황종현 SPC삼립 대표 간 2파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절차가 연기됐다. 그간 협회장직은 추대 형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경선이 논의되며 협회 내부에 진통이 지속됐다. 이후 황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면서 박 대표가 단독 후보로 나서게 됐다.

총회 현장에서 황종현 대표는 "박진선 대표님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식품업계 여러 문제를 지혜롭게 잘 헤쳐나갈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협회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K-푸드 글로벌 경쟁력 강화 의지 표명

박 신임 회장은 수락 인사에서 "우리 식품기업들은 K-푸드라는 성장엔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외형 확대를 통해서 국가경제의 새로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협회가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회원사 여러분들의 동반자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마 당시 ▲이사회에 대한 중견 중소기업 참여 확대 ▲수출 기업 어려움 개선 ▲회원사 소통 강화 ▲산업재해 및 공장 위기 등에 대한 영세 회원사 어려움 지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협회 최초 '부자 회장' 기록 달성

박진선 신임 회장의 부친인 고 박승복 샘표식품 선대 회장은 협회의 전신인 한국식품공업협회에서 제15~17대 회장을 10년간 역임했다. 이로써 한국식품산업협회 창립 이후 최초로 부자가 협회장직을 맡게 되는 기록이 세워졌다.

1950년생인 박진선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전자공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빌라노바대학교에서 철학과 강사로 재직하다가 1994년 샘표식품에 입사해 1997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현재는 샘표식품의 지주사인 ㈜샘표의 대표이사도 겸직 중이다.
한국식품산업협회의 위상과 역할

한국식품산업협회는 1969년 창립된 국내 식품업계 최대 단체로, 현재 192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협회는 정책 대응과 정부 협의 창구, 수출 촉진 지원, 식품안전 제도 개선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업무를 수행한다.

협회장은 비상근직으로 임기는 3년이며 1회 연임이 가능하다. 협회 대표로서 회원사 간 조정 역할과 대외 활동을 맡는다. 부설 기관으로는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을 두고 있으며, 식품위생교육, 표시·광고 자율심의, 원료 공동구매 및 알선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간장업계 내 우려와 조정 역할 기대

한편, 장류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선출에 대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샘표는 산분해간장 원액과 양조간장을 혼합한 혼합간장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간장 표시제 개정 논의와 관련해 업계 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간장업계에서는 산분해간장과 전통 발효간장을 구별할 수 있는 표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과, 장류 유형을 통합하는 '장류산업진흥법' 제정이나 혼합간장, 양조간장 등의 구분 없이 모두 '간장'으로 표시하자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산분해간장은 탈지대두를 염산으로 분해한 뒤 이를 중화해 제조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 비교적 가격이 싸고 생산 효율이 높다. 하지만 생산과정에서 3-MCPD(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 등 유해물질이 발생한다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단체는 산분해간장이 93%나 들어가 있으면서도 적은 양의 양조간장과 섞이는 순간 혼합간장이라는 새 이름표를 달고 버젓이 팔리고 있다며 표시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샘표 관계자는 "박진선 회장은 협회가 특정 기업이나 사안을 중심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한국식품산업협회의 공공성과 대표성을 회복하는 방향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3년간 과제 만만치 않아…

박진선 신임 회장이 맡게 될 향후 3년간의 과제는 만만치 않다. K-푸드 열풍으로 해외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수출 기업 지원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17년 국내 전체 간장 수출량 1만여 t 중에서 혼합간장의 수출량은 약 8000t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장류 중 30%에 이르는 매우 높은 비율이다는 점에서 수출 경쟁력 유지도 중요한 이슈다.

또한 식품안전 기준 강화, 중견·중소기업의 협회 참여 확대, 회원사 간 소통 강화 등 내부 개혁 과제도 산적해 있다. 특히 간장 표시제 논란과 같은 업계 내 이해관계 조정에서 박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협회 관계자는 "박 회장이 오랜 기간 식품업계에서 쌓은 경험과 철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협회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K-푸드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국내 식품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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