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15 단독(재판장 현경훈)는 17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골프장에 대한 부당지원 혐의로 기소된 미래에셋 계열사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이 201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박 회장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시장가격을 상회하는 금액으로 연회비를 지급하고, 회원권을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골프장 이용대금과 회원권 매입가격이 당시 시장 상황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상적인 거래관행을 벗어났다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계열사들의 골프장 이용이 업무상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회원권 매입 역시 자산관리 차원의 정상적 투자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기업 계열사 간 거래에서 '부당지원' 여부를 판단할 때 시장가격과의 비교뿐만 아니라, 거래의 필요성과 합리성도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기업의 정상적인 사업활동과 계열사 지원 행위를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검찰은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로 미래에셋 계열사들의 법적 리스크는 일단 해소됐으나, 검찰이 항소할 경우 2심에서 다른 판단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최종 판결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업 계열사 간 거래의 적정성 판단 기준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문제가 된 골프장은 박 회장 등 총수일가가 지분 91.86%를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곳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금융지주회사나 자산운용사 등 주력 금융계열사들과는 별개로, 비금융 부문에서 독자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미래에셋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미래에셋의 윤리적 경영철학과 마케팅전략을 재확인한 것으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를 준수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안재후 글로벌에픽 기자/anjaeho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