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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중 액자를 해야 하나

2023-10-23 15: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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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額子] 사전적 의미는 그림이나 사진(寫眞) 따위를 끼우는 틀이다.

그림 전시에 액자는 필수였던 시대가 있었다. 85년 첫 개인전 당시 액자 하지 않은 추세였다.

최근 액자는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이 되었다. 액자 대신 프레임이 두꺼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캔버스 두께가 액자를 대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았고, 다시금 액자에 대한 미련은 사라지지 않았다.

70~80년대 액자는 프레임에 조각하는 앤틱 스타일의 액자가 유행이었으며, 조각 액자마다 고유의 문양이 새긴 작가 이름이 유행이었다. 아마 유럽의 전시에서 보았던 화려함과 섬세한 조각에서 조금씩 단순해졌지만, 늘 유행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아파트 문화가 작품과 액자의 변화에 속도를 냈다. 조각은 심플함과 유리보다 아크릴 박스 액자가 유행이었다.

액자의 기능은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과 보호하는 경계로서 역할이 크다. 그럼에도 액자를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구상에서 비구상으로 화풍이 바뀐 것도 있다. 구상에 비해 추상 작품은 액자 프레임에 갇혀 있기를 거부했다.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적인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작품 사이즈가 같으면 기존 작품의 액자로 대체하여 전시하였다. 액자가 사라지면서 전시에 꼭 필요한 것도 사라졌다.

전시에 필요한 것은 캔버스, 물감, 작품 촬영, 액자, 도록, 평론, 우편발송, 보도자료, 대관비 등 기본적인 것 외에도 오프닝까지 준비하다 보면 작가의 전시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노예와 같다. 그래서 일부 비용 줄이고자 초대전에 기댄다는 말이 옳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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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대전은 공간에 대한 것이며, 모두 작가 몫의 시대가 되었다.

그 시대 도록에 꼭 넣었던 스승이나 교수 '사사'라는 문구를 넣어 존경을 대신했는데 옛이야기다. 누구의 스승이나 교수의 제자라고 기록하는 이가 없다.

평론이나 서문도 사라지면서 도록 제작이 줄어들었다.

평론가 서문의 문장이 다른 작가의 내용과 겹치거나 반복된다는 것도 한몫했다. 전시 홍보 소개를 신문과 방송 매체에 목 놓았는데 지금은 기대하지 않고 스스로 SNS에 직접 마케팅하고 있다.

작가마다 장르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액자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있다.

액자를 무조건 해야 한다는 작가들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온도 차이가 극명하게 분리되지 않은 것은 작품이 팔리면 액자를 해주겠다는 작가의 속내이다.

액자가 작품 팔리는 데 큰 영향을 주는지 아닌지 결론 내리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액자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액자는 외출하기 위해 입는 의복이며, 작품의 격을 올리는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 미술관 전시나 미술은행 구입에는 액자가 필수이다.

시대마다 시기마다 국가마다 액자는 변화하고 있다.

다시금 복고풍 액자가 도래될 수 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액자와 작품확인서 또는 진품 확인서 같은 보이지 않은 작품에 대한 기록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할 성싶다.

저 역시 액자를 하였던 전시보다 액자를 하지 않았던 전시가 많았던 거 같다. 액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캔버스 프레임과 원단이다. 프레임보다 원단이 중요하다. 또 물감이 가장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캔버스 프레임은 원목을 수입에 의존하며 원단 역시 수입에 의존한다.

언제까지 원목의 프레임과 원단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까. 그 기간도 오래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기후변화와 환경보호를 위해 원목 벌목이 제한적 벌목 중이다. 우리는 원목 대신 사용할 대체 재료를 받아들여야 한다. 새로운 신소재 대체할 원목 프레임이 필요하다.

새로운 원단과 원목 액자가 필요치 않은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될 것이다.

금보성: 백석대 교수. 금보성아트센터 관장. 홍익대 대학원. 국내외 75회 개인전

이수환 글로벌에픽 기자 lsh@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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