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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상륙 작전] 서경배 차녀 서호정 결혼 … 후계 구도 변수 되나

신랑은 해외 유학 투자·경영컨설턴트 … 휴직 중 언니와 지분 1%p 차

2026-06-22 13:43:30

아모레퍼시픽 그룹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왼쪽)와 차녀 서호정씨.이미지 확대보기
아모레퍼시픽 그룹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씨(왼쪽)와 차녀 서호정씨.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차녀 서호정 씨가 지난 2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은 해외 유학을 거친 외국계 회사의 투자·경영 컨설턴트다. 양가 가족과 가까운 지인만 초청한 자리였지만, 재계 시선은 예식장 밖 '후계 구도'로 향했다.

결혼이 단순한 경사로만 읽히지 않는 이유는 서호정 씨가 최근 1년 사이 그룹 경영의 한복판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장녀 서민정 씨가 2년 넘게 휴직을 이어가는 사이 차녀가 계열사에 입사하고 대규모 지분을 넘겨받으면서,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의 승계 그림이 다시 그려지고 있다.
8년 만의 첫 직장 '오설록'…실무로 시작한 경영 수업
1995년생으로 2018년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한 서호정 씨는 졸업 후 8년 가까이 별다른 구직 활동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7월 그룹 계열사 오설록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소속은 제품 개발을 맡는 PD(Product Development)팀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별다른 경력이 없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고 밝혔다. 언니 서민정 씨가 대학원 진학과 본사 근무로 경영 수업을 받은 것과 달리, 서 씨는 현장 실무부터 익히는 길을 택했다.

서호정 씨는 입사 후 1년 가까이 제품 기획과 마케팅 실무를 맡았다. 그사이 오설록은 CJ올리브영의 웰니스 플랫폼 '올리브베러'에 티 바를 여는 등 사업 외연을 넓혔다. 실적도 받쳐 줬다. 오설록은 2025년 매출 1108억원으로 분사 이후 처음 연 매출 1000억원을 넘겼고, 영업이익은 2021년 32억원에서 2024년 92억원, 2025년 115억원으로 늘며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그렇다 보니 그룹 내서 성장세가 가파른 ‘효자 사업’ 으로 불리우고 있다.

잇단 지분 증여와 '2029년 우선주'…좁혀진 자매 격차
서경배 회장은 차녀에게 지분을 단계적으로 넘겨 왔다. 2021년 2월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10만주를 증여했고, 2023년 5월에는 보통주 67만2000주와 전환우선주 172만8000주를 합쳐 약 637억원어치를 넘겼다. 올해 3월에는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19만주(약 300억원)를 추가로 증여했다. 회사 측은 앞서 증여 받은 지주사 주식의 증여세를 연부연납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잇단 증여로 두 자매의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 격차는 1%포인트 안팎까지 좁혀졌다. 특히 서호정 씨가 보유한 전환우선주는 지주사 우선주의 12.77%에 해당하며, 2029년 의결권 있는 보통주로 전환된다. 전환이 이뤄지면 서호정 씨의 의결권 지분이 크게 늘어 자매 간 격차가 사실상 사라질 수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고 주가가 낮아 증여세 부담이 작지만, 보통주로 바뀌는 순간 지분 구조를 흔드는 변수가 된다.

'유력 후계자' 였던 장녀의 2년 휴직
오랫동안 그룹의 후계 1순위였던 인물은 장녀 서민정 씨였다. 코넬대를 졸업한 뒤 중국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고, 2017년 아모레퍼시픽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가 6개월 만에 나온 뒤 2019년 뷰티영업전략팀 과장으로 복귀했다. 한때 이니스프리(18.18%)·에뛰드(19.5%)·에스쁘아(19.5%)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로, 30세 이하 최고 주식부자로 꼽히기도 했다.

흐름은 2020년대 들어 바뀌었다. 서민정 씨는 2020년 10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 씨와 결혼해 범삼성가와 혼맥을 맺었지만 2021년 이혼했다. 이어 2023년 7월 휴직계를 낸 뒤 복귀 대신 휴직을 이어가며 3년 가까이 경영 일선을 떠나 있다. 그사이 이니스프리·에뛰드·에스쁘아 지분은 감자와 반납, 기부를 거치며 대부분 정리됐다. 재계에서는 "일하지 않으면 장자에게도 승계는 없다"는 오너가 특유의 인사 기조를 들어, 장기 휴직이 후계 구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업계 "차녀에 무게"…회사는 "정해진 바 없다"
차녀의 입사와 잇단 증여가 맞물리면서, 업계에서는 서 회장이 후계 구도를 '장녀 단독'에서 '자매 경쟁'으로 다시 짜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제품 개발과 마케팅이라는 서호정 씨의 업무가 그룹 핵심인 뷰티·웰니스 사업과 곧바로 연결된다는 점, 신랑이 투자·경영 컨설턴트라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회사 측은 신중하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차녀의 입사도 경력이 없어 신입으로 들어온 것일 뿐, 승계와 직접 연결 짓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관전 포인트는 오설록 실적…그리고 50.28%의 향방
서호정 씨가 후계 구도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을지는 오설록의 실적과 본인이 현장에서 보여 줄 성과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회장이 지난해 창립 80주년 기념사에서 오설록과 이너뷰티 등 웰니스 사업을 새 성장 동력으로 삼아 10년 안에 매출 15조원의 글로벌 뷰티·웰니스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만큼, 서호정 씨가 발 디딘 영역은 그룹의 미래 전략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최종 변수는 따로 있다. 서 회장은 여전히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 50.28%(4525만1829주)를 쥔 최대주주다. 결국 두 딸의 성과와 무관하게, 이 50.28%를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아모레퍼시픽 승계의 마지막 열쇠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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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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