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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12일간 벌어진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논란

유증 발표→주가폭락→경영진 주식매입→금감원과 갈등→CFO대기발령

2026-04-07 11:06:23

[사건의 재구성] 12일간 벌어진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논란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2조397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둘러싸고 한화솔루션이 진통을 겪고 있다. 시가총액만 1조6072억원이 증발했고, 최고재무책임자(CFO) 말 한마디에 금융감독원이 즉각 반응했고 회사측은 이를 진화하는 데 진땀을 흘렸다.

3월 26일부터 4월 6일까지 불과 12일 사이 유상증자 발표, 주가 급락, 금감원 논란, 회사 사과, CFO 대기발령까지 한화솔류션이 촉발시킨 사건의 흐름을 짚어본다.
3월26일, 유상증가 결정에 주가 급락
한화솔루션은 3월 2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7200만주를 신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조달 자금 2조3976억원 중 1조4899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나머지 9077억원을 태양광 사업 시설자금으로 배분했다. 발표 당일 주가는 18.22% 급락해 3만6800원에 마감했고, 다음 날에도 3.12% 추가 하락해 3만5650원에 마감했다. 이틀간 주가는 20.78% 하락했으며 시가총액 1조6072억원이 증발했다.

시장의 반응은 가혹했다. 회사는 미국 태양광 정책 변화, 미국 내 제조설비 투자 확대, 미국 태양광 셀 설비 시운전 과정의 장비 결함 등을 배경으로 들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존 주주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빠르게 커졌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날 때까지 시장은 냉랭했고, 주가는 3만5000원~3만7000원대에서 맴돌고 있었다.

4월3일, CFO 개인투자자 대상 간담회
4월 3일, 정원영 CFO는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개인 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증자가 철회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정원영 전무는 "금감원에 사전에 유상증자 계획을 다 말씀드렸다"고 답해 논란을 일으켰다.

금감원은 현재 조달 자금의 60% 이상을 채무 상환에 투입하겠다는 한화솔루션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이 주주 권익을 훼손하는지 여부를 중점 심사 중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CFO의 '사전 소통' 발언은 "심사 결과가 이미 정해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고, 투자자 커뮤니티와 증권가에서 즉각 논란이 확산됐다.

발언의 시장 파급력은 컸다. 당일 3만6050원에 출발했던 한화솔루션 주가는 발언이 전해진 뒤 장중 4만1600원까지 급등했다가 3만9050원에 마감했다. '금감원이 사실상 유상증자를 승인했다'는 신호로 읽히며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하지만 그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금감원의 반응이 날카로웠기 때문이다.
금감원 즉각 반응 “유증관련 협의 없었다”
금감원은 같은 날 이례적으로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사전 협의나 승인은 없었다"며 "증권신고서 심사는 엄격한 법적 절차에 따라 제출 이후 이뤄지는 것으로, 사전에 내용을 조율하거나 승인하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한화솔루션의 발언의 경위, 목적 및 사실관계에 대해 즉시 소명을 요청한다"며 압박했다.

주주권익 훼손 여부를 중점 심사하는 와중에 마치 심사 결과가 사전 확정된 것처럼 비친 발언은 금감원의 심사 독립성과 신뢰성에도 흠집을 남겼다.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매매가 이루어졌다는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금감원으로서도 타격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4월4일, 한화솔류선 입장문 “금감원과 사전상의 없었다”
한화솔루션은 4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회사 측 설명 중 금융감독원 관련 발언이 사실과 달랐음을 바로잡고 주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회사는 "간담회에서 회사 관계자가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구두로 알린 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표현을 잘못했다"며 "마치 유증 계획을 사전에 상의하고 양해를 구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예정 사실을 알려드린 것 외에, 신고서 내용에 대해 사전 협의를 하거나 유상증자와 관련해 사전 양해를 구한 사실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회사는 표현 오류로 상황을 정리하려 했으나, 피해는 이미 시장에 닿아 있었다. 4월 3일 종가는 3만9050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유상증자 발표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며 시가총액은 6조7124억원으로, 유증 발표 이전 대비 1조228억원이나 빠졌다.

4월 1일~3일, 김동관 부회장 30억 주식 장내매수
한편 회사는 신뢰 회복을 위해 경영진부터 움직였다. 4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에 걸쳐 김동관 부회장은 총 30억원어치의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남정운 케미칼 부문 대표와 박승덕 큐셀 부문 대표도 각각 6억원어치를 매입했고, 사외이사 4명도 각각 2000주씩 매수했다. 매입 금액은 지난해 연봉에 해당했으며, 이는 책임경영 및 재무구조 개선, 차세대 기술 투자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었다.

정원영 CFO는 개인주주 간담회에서 "최소한 2030년까지는 추가 유상증자 없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점진적으로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사업 성장에 맞춰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4월6일, 문제발언 정원영 CFO 대기발령
결국 한화솔루션은 4월 6일 정원영 CFO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최근 유상증자 관련 주주 간담회에서 나온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였다. CFO의 발언이 시장에서 주가를 장중 15% 넘게 끌어올릴 만큼 직접적인 파급력을 발휘했고, 금감원의 중점심사 신뢰성까지 훼손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말실수로 넘기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 내역이 공시되면서, 회사가 신뢰 회복과 책임 명확화라는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려는 의도가 드러났다. 회사는 '개인의 실수'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취지로 이번 인사 조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간 남겨진 과제
이번 사안은 주주 부담을 통한 채무 상환 구조와 의사결정 절차 문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확산되며, 유상증자 방식 전반에 대한 재검토 요구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금감원의 중점심사 결과를 앞두고 주주 신뢰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화솔루션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천경득 변호사는 CFO의 공식 발언을 개인의 실수로 한정한 점에 대해 "발언자가 단순 실무 직원이 아닌 회사 재무를 총괄하는 CFO"라며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은 플랫폼 '액트'를 중심으로 지분 결집에 나서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를 위한 위임장 서명을 진행하는 등 반발이 조직화되고 있다.

발표 직후 8200원(-18.22%)이 떨어진 주가는 회사의 일련의 조치에 다소 반응했지만, 시장의 근본적인 신뢰 회복에는 실적 개선과 투명한 소통이 이어져야 한다. 금감원 중점심사 결과가 이번 주 내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FO 발언 논란이 심사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한화솔루션이 이 위기를 얼마나 현명하게 수습할 수 있을지, 2조 4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정말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었는지를 입증할 책임은 회사에 남겨져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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