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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3세 신상열 부사장, 입사 6년만에 경영전면에

주총서 사내이사 선임 … 중장기 전략 비전 2030 컨트롤타워 맡아

2026-03-20 14:58:42

신상열 부사장 AI 생성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신상열 부사장 AI 생성 이미지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농심의 오너 3세 신상열 부사장이 20일 서울 동작구 농심 빌딩에서 열린 제6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동원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 고 신춘호 회장의 손자인 신 부사장은 이로써 경영진을 넘어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 지난 2019년 사원으로 입사한 지 약 6년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농심의 중장기 성장 전략 실현이라는 무거운 책임이 그 어깨에 얹혀 있다.

초고속 승진 속 경영 책임 강화
신상열 부사장은 2019년 경영기획실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빠른 속도로 승진의 계단을 올라왔다. 2022년 상무로 승진했고, 2024년 미래사업실장, 2025년 전무를 거쳐 2026년 정기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전무 직책 취임 후 1년 만의 부사장 승진으로, 농심 내에서도 이례적인 속도다.

현재 신 부사장은 미래사업실을 이끌며 투자, 인수합병(M&A), 글로벌 사업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농심의 중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 2030' 실현의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셈이다. 신동원 회장은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남에서 신 부사장에 대해 "중장기 비전 전략뿐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며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고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이번 사내이사 선임은 급격한 세대교체보다는 신동원 회장과 조용철 신임 사장 등 전문경영진 체제 아래에서 신 부사장이 경영 책임과 역할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안정 속 변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질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하며 영향력을 서서히 넓혀가는 과정으로, 이사회라는 공식 무대에서 후계자의 경영 역량을 검증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글로벌 시장 공략의 신호탄
농심이 올해 경영 방향으로 제시한 'Global Agility & Growth(글로벌 어질리티 앤드 그로스)'는 신 부사장의 이사회 입성과 정확히 맞물려 있다. 신동원 회장은 2030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액 7조3000억원 달성, 영업이익률을 10%로 올리고 해외사업 비중을 61%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 2030을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연결 매출 3조5143억원, 해외사업 비중 약 30%인 현실에서 보면, 매출을 2배 이상 확대하면서 동시에 수출 중심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이 신시장 개척이다. 농심은 미국·멕시코·브라질·인도·영국·일본·중국 등 7개국을 중점 공략 국가로 정하고 시장별 맞춤 전략을 추진한다. 미국·멕시코·브라질은 K푸드 열풍에 따른 매운맛 수요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인도·영국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점에서 선택됐다. 중국과 일본은 세계 최대 라면 시장을 보유한 국가로, 향후 소비 회복에 따른 기회가 클 것으로 봤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CIS(독립국가연합) 시장으로의 진출이다. 신동원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네덜란드 유럽 법인 설립에 이어 올해는 러시아 법인을 통해 CIS 지역으로 영토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한 유럽 시장의 성과에 이어, 이번 러시아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유라시아 지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농심 사옥에서 열린 제6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농심)이미지 확대보기
20일 서울 영등포구 농심 사옥에서 열린 제6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농심)

인프라 강화와 수익성 개선의 두 바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농심은 생산·물류 인프라 확충에도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다. 부산 녹산공장 등 물류시설에 2029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입해 수출 확대와 현지화 전략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국내 중심의 생산 체계를 글로벌 수출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필수 과정으로, 해외 법인과의 공급 체계 안정화가 우선 과제다.

조용철 신임 대표이사는 "해외 사업의 수익성 기반 강화를 올해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닌 이익성 있는 성장이라는 메시지로, 현지 소비자 맞춤형 신제품 개발과 브랜드 전략 강화, 판매 채널 다변화, 글로벌 마케팅 체계 정비를 통해 달성하려는 전략이다.
지난해 농심의 해외법인 매출은 1조602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돌파했지만, 국가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 법인 매출은 5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으며, 일본 법인은 1350억원으로 26.9% 증가했다. 신동원 회장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미국 시장 매출 15억 달러 달성과 라면시장 1위 진입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공개적으로 제시해 왔다.

실적 부진 속 주주 환원 강화 약속
다만 농심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 3분기 농심은 연결 기준 매출 8712억원, 영업이익 54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4.7% 급증했다. 하지만 이는 기저 효과에 의한 것으로, 2024년 3분기 영업이익 376억원이 기저가 낮았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인 과제는 실적의 실질적 부진이다.

2024년 통연 매출은 3조4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에 그쳤으며, 영업이익은 1631억원으로 23.1%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당시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으나, 내수시장 소비 둔화로 인한 판촉비 부담 확대 및 환율 상승에 따른 원가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주주들의 기업가치 제고 요구 목소리가 커졌다. 일명 '주식농부'로 알려진 농심 주주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주주총회에 참석해 "농심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인 점이 아쉽다"며 배당성향을 40% 수준으로 높여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러한 지적에 농심은 배당성향을 25% 이상으로 유지하고, 최소 배당금을 주당 5000원으로 설정하는 정책으로 대응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장선에 있으며,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주주 신뢰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조용철 대표는 박 대표의 요구에 "좋은 의견 감사하다"고 답하며 향후 기업 가치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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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체제 정비와 '안정 속 변화' 전략
신상열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경영진 체제 정비의 일환이기도 하다. 조용철 영업부문장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으며,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와 박준 농심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난다. 조 신임 사장은 1987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마케팅 실과 동남아 총괄 마케팅 팀장, 태국 법인장을 거친 글로벌 전문가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현장 감각을 보유한 글로벌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선임함으로써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영 구도는 신 부사장의 글로벌 전략 추진을 조 사장의 실행력 있는 경영으로 뒷받침하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의미다. 신동원 회장이 전략 수립과 방향 설정을 맡고, 조용철 사장이 국내외 영업을 총괄하며, 신상열 부사장이 미래사업과 혁신을 주도하는 삼각형 경영체제가 완성되는 것이다.

도전 과제와 기대감
농심이 그리는 비전 2030 실현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으며, 국내 소비 회복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시에 해외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환율 변동도 변수다.

특히 신상열 부사장이 이사회에 입성하는 시점은 이러한 도전 과제들을 극복해야 하는 책임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 전환, 러시아 및 CIS 시장 진출의 성공, 유럽 시장에서의 지속적 확대 등이 비전 2030 달성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하지만 농심은 지난 60년 동안 국내 라면 시장의 절대 강자로서 경험해 온 기업이다. 신동원 회장이 동경사무소부터 시작해 일본, 미국 시장을 개척해 온 글로벌 경영 노하우와 신상열 부사장의 신세대 리더십, 그리고 조용철 사장의 현장 감각이 결합되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평가다.

신상열 부사장의 이사회 입성은 농심의 승계 구도가 구체화되는 신호일 뿐만 아니라, 비전 2030을 실현하기 위한 경영 체제가 가동되는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30년, 농심이 7조3000억원이라는 매출 목표를 달성하고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신상열 부사장의 책임경영 시대가 얼마나 성공적일지를 판가름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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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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