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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검찰 수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어떤 회사?

KAIST 연구실서 출발 시총 13조원 성장한 로봇기업 … 삼성전자 35% 최대주주

2026-03-10 10:56:15

▲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지능형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회사 임직원 등 16명 관련자를 고발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실에서 출발해 삼성의 주목을 받은 이 로봇기업은, 최근 시가총액 13조원대로 성장하며 국내 로봇산업의 상징이자 '10조클럽' 신입 회원이 되었다. 그러나 거버넌스 의혹 앞에 기술력과 성장 스토리는 시험대에 올랐다.

KAIST 연구진의 기술 신화에서 출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한 KAIST 휴머노이드로봇 연구센터 연구진들이 2011년 2월 설립한 기업이다. 창업자인 오준호 KAIST 명예교수가 이끌던 휴보 연구팀은 DARPA(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 로봇 챌린지 등에서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연구실용 로봇을 파는 회사"로 시작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보2 플러스 같은 연구개발용 플랫폼을 국내외 연구기관에 공급하며 생태계를 열었고, 이후 산업과 서비스 현장으로 사업을 넓혀나갔다.

회사의 강점은 부품 수입에 의존하는 단순 조립 업체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구동기·엔코더·브레이크·제어기 같은 핵심 부품과 보행·작업 알고리즘을 모두 자체 기술로 내재화했다. "로봇 전체를 설계·통제할 수 있는 회사"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기술 역량은 협동로봇부터 보행 로봇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는 '풀 라인업' 전략으로 이어졌다.

협동로봇 RB 시리즈로 매출 중심축 확보
현재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매출 중심은 산업용 협동로봇 'RB 시리즈'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하는 협동로봇은 용접, 팔레타이징, 머신텐딩 같은 자동화 공정에 투입되며, 제조 현장의 생산성을 겨냥한다. RB-Y1을 포함한 인간형 양팔 로봇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전자 생산라인 자동화와 결합되는 사례로 거론되어 왔다.

회사는 또한 이족보행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 자율이동형 모바일 휴머노이드 등 '걷고 이동하는 로봇'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미디어 서비스 로봇 '제이(JAY)', 의료 레이저 토닝 로봇, 칵테일·바리스타 로봇 같은 서비스 영역으로도 기술을 확장했다. 천문 관측용 마운트 시스템은 정밀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한 특수 장비 사업으로, 회사의 기술적 저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족보행 로봇. 사진 제공=레인보우로보틱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족보행 로봇. 사진 제공=레인보우로보틱스

삼성 투자가 기업 가치를 재정의하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운명이 바뀐 계기는 삼성전자의 투자였다. 2023년부터 삼성은 회사에 지분을 투자하기 시작했고, 2024년 12월 31일 지분을 35%로 늘려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삼성은 협동로봇·양팔로봇·자율이동로봇을 자사 제조·물류 공정에 접목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회사는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때 공모가가 1만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80만원을 넘겼고, 시가총액은 13조원대에 도달했다. 삼성의 투자와 인수 과정이 진행될 때마다 주가는 급등했다. 2025년 1월 2일 삼성이 최대주주로 등극한 첫 거래일에는 주가가 30% 가까이 올랐고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성장 뒤에 감춰진 거버넌스 리스크
이번 의혹의 핵심은 삼성의 투자 과정 자체에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레인보우로보틱스 임직원들이 삼성 투자 관련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대규모로 매수하고 30~40억원대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16명 중 현 대표이사 이정호와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방승영 등 2명을 고발했고, 나머지 14명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수사 의뢰를 통보했다.
구체적으로 CFO 방씨는 삼성전자와의 지분투자 및 계약체결 업무 전반에 관여하면서 본인과 배우자 명의 계좌로 주요 기점마다 총 13억원어치의 회사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 이씨도 총 1억6927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을 비롯한 16명이 전형적인 호재성 미공개정보 이용 매매 패턴을 보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술력과 거버넌스 사이의 간극
레인보우로봇은 한국 로봇산업이 정책 지원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기술력과 스토리를 동시에 갖춘 대표 상장사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상장 이후 매년 영업적자를 이어가면서도 높은 시총을 유지하는 것은 순전히 삼성 투자의 신뢰도에 기댄 것이었다.

이번 의혹은 기술 중심의 성장기 회사가 정보 비대칭성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관심을 쏟은 기술주에서 경영진이 미공개정보를 남용할 여지가 얼마나 컸는지를 묻는 대목이기도 하다. 검찰 수사와 시장의 신뢰 회복까지 앞으로의 경로는 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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