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6월 이수광 전 DB손해보험 사장이 새로운 그룹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당시 회장직을 맡고 있던 김 명예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것을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부자간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왔다. 특히 창업주인 김준기 회장이 현재도 그룹 내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갈등설을 증폭시켰다.
일부 이견 인정, 분쟁은 부인
김 명예회장은 ‘부자 갈등설’은 부인하면서도 부친과의 관계가 원만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경영과 관련 부친과 일부 이견이 있었던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창업자이신 부친 께 맞설 생각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현 상황에 대한 신중한 입장으로 읽힌다. 이견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함으로써 상황의 복잡성을 드러내면서도, 그것이 경영권을 두고 벌이는 분쟁으로 비화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명예회장은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단호히 밝혔다. 이는 향후 부친과의 갈등이 표면화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전적으로 책임 인정 논란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린 김 명예회장의 입장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그는 "회사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한 것은 모두 제 탓이라고 생각하며 이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친을 창업자로서 존중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전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입장은 후대경영자의 위치에서 선대 경영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김 명예회장의 자책은 단순한 사과를 넘어 그룹 내 안정성을 강조하고, 외부의 불필요한 추측을 종식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새로운 경영 전통 강조
DB그룹은 최근 경영 체제에 변화를 맞이했다. 김 명예회장은 "DB는 창업자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경영권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기업"이라며 그룹의 기본 정신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이 번갈아 가며 그룹 회장직을 맡는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수광 회장의 선임은 이 같은 새로운 경영 체제의 시작인 셈이다. 8년 만에 대주주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경영으로 전환한 것이다. 김 명예회장은 이를 특정 집단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경영 효율성 측면의 결정으로 정의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역할 재정의
김남호 명예회장은 이제 대주주 가문의 일원으로서 그룹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현재 DB의 지배구조상 김 명예회장은 16.83%의 주식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창업주 김준기는 15.91%, 김준기의 장녀 김주원 부회장은 9.8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오해 종식 호소
김 명예회장은 입장문 곳곳에서 "불필요한 오해"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저와 DB그룹을 향한 불필요한 오해가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이 그것이다. 이는 재계와 언론에서 계속 불거지는 부자간 갈등설에 대한 명확한 거부 의사를 나타낸다.
다만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나 향후 경영 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재한 점은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DB그룹이 이번 경영진 교체 이후 어떤 변화를 이뤄 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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