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이 택한 전략의 핵심은 명확하다. 범용 제품 중심의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고기능성 제품 비중을 높이고, 기존 설비 효율을 끌어올리면서 수익 기반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단순히 버티기를 넘어 근본적인 체질 전환을 목표로 두고 있다.
전기차 시대 핵심 소재로 경쟁력 강화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용 타이어의 핵심 소재인 SSBR(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3만5000톤 규모의 증설을 완료했으며, 올해 1분기부터 해당 설비가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SSBR은 타이어의 마모, 연비, 내구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고기능성 합성고무다. 배터리 중량이 늘어난 전기차는 일반 차량보다 타이어에 대한 성능 요구가 높다. 금호석유화학은 이 같은 시장 수요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증산 설비를 완성했다. 스페셜티 제품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단순 물량 경쟁을 벗어나 기술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MDI 증산으로 원가 경쟁력 확보 금호미쓰이화학은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MDI)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10만톤 증강을 위한 공정 효율화 투자를 결정했으며, 2024년 20만톤 증설에 이어 2년간 총 3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주목할 점은 투자 방식이다. 신규 설비 건설이 아니라 기존 설비의 공정을 개선해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투자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MDI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MDI는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로 건축 단열재와 자동차 내장재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된다.
EPDM으로 특수 합성고무 강화
금호폴리켐도 특수 합성고무 포트폴리오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에틸렌프로필렌디엔모노머(EPDM) 생산능력을 7만톤 증설해 연산 31만톤 규모의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EPDM은 내열성, 내기후성, 내약품성이 뛰어난 특수 합성고무로 자동차, 선박, 산업 전반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금호폴리켐은 글로벌 수요 확대에 발맞춰 고기능성 제품 비중 확대와 공정 혁신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용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다변화 전략으로 사업 안정성 확보
금호석유화학그룹의 포트폴리오 개편은 핵심 화학 계열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하면서 판매 안정성을 확보했다. 동시에 중동과 유럽 등 신규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저 사업의 고객 경험 강화
비화학 부문인 금호리조트도 경험 기반 사업 구조로 전환 중이다. 골프사업부는 아시아나CC를 중심으로 조경 개선, 잔디 생육 환경 정비, 레이크 수질 관리, 배수 시스템 개선 등 지속적인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프리미엄 골프장으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리조트사업부는 설악 파크 골프장과 통영 요트 프로그램, 워터파크, 카라반, 글램핑 시설 등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 숙박을 넘어 사계절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종합 레저 플랫폼으로 진화하려는 모습이다.
기술과 신뢰로 지속 가능한 성장 추구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업황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택한 전략적 선택이다. 단기 실적 방어보다 기술 경쟁력과 고부가 제품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각 사업 영역에서 축적해온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기술과 품질, 고객 신뢰라는 본질에 집중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과잉과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스페셜티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통해 구조적 체질 개선을 추진하는 금호석유화학그룹. 그들의 선택이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의 희미한 빛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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