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우리의 경쟁상대는 글로벌 캐리어”
조 회장은 기념사에서 "통합 대한항공의 경쟁 상대는 국내 항공사가 아니라 글로벌 캐리어(항공사)들"이라고 명확히 했다. 이는 통합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발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는 것은 국내 항공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사건이지만, 조 회장의 관심은 이미 그 너머에 있다. 한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더욱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이번 통합의 궁극적 목표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간의 갈등은 어떻게 봐야 할까. 조 회장은 이를 통합의 발목을 잡는 내부 문제로 본 것으로 보인다.
서로 다른 조직, 하나로 움직여야
조 회장은 "처음에는 서로 다른 부분이 눈에 띄고 한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과정이 어색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50년 이상 독립적으로 운영된 두 항공사의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한 조직이 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현실을 마주한 발언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여기서 머물지 않았다. "임직원 모두가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완전한 '한 팀'을 이뤄야만 세계 무대에서 국가대표 항공사로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로벌 캐리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조직의 단합이 필수불가결하다는 판단이다.
조 회장은 또한 "통합은 단순히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것을 넘어 두 항공사가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더욱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합의 성공을 규모 확대가 아닌 시너지 창출로 정의한 것이다. 이는 내부 갈등이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경영 전략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다.
안전 강화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관건
조 회장은 "안전과 서비스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합 과정에서 안전 기준이 흔들리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면 고객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조 회장은 정비 격납고 신설, 엔진 정비 클러스터 구축, 정보 보안 고도화 등 안전을 위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언급했다. 동시에 새로운 기내식, 라운지 개선, 기내 와이파이 제공 등 서비스 개선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확인하면서도 "이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통합 과정 자체가 고객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드러난 대목이다. 조 회장은 "통합을 바라보는 고객 시선에는 기대 못지않게 불안감도 함께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를 해소하는 방법이 바로 강화된 안전과 차별화된 서비스라는 전략이다.
통합은 경영이슈 아닌 생존 문제
비용 절감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회장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통합으로 인한 통제 비용, 조직 개편 비용 등 예상되는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모든 부서가 효율화에 동참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대한항공의 미래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
조 회장은 신 태그라인으로 'Anywhere is Possible(애니웨어 이즈 파서블)'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고객이 원하는 곳 어디든 함께 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한계를 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라는 설명이다.
이는 통합의 목표가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의 창출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조 회장은 "통합 대한항공의 미래는 항공업 역사상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고 표현했다. 미지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조직의 완벽한 단합이 필수라는 최종 메시지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불안보다는 빛나는 희망을 따라 항로를 비행해 보려고 한다"는 조 회장의 말은 임직원들에 대한 신뢰와 동시에 무한한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으로 읽힌다. 통합의 성공 여부는 결국 두 항공사의 직원들이 얼마나 완벽한 한 팀이 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 조 회장의 판단인 것 같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저작권자 ©GLOBALEPIC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