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를 덮쳤다. 하필 지금이다. 국내 10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데 이어, 불과 2주 전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비과세 배당이라는 '역대급' 주주환원 카드를 꺼내 들며 도약의 날갯짓을 막 시작한 참이었다.
내부에서 나온 배신, 시세조종 공모 혐의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이날 오전부터 대신증권 본사와 경기도 한 지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해당 지점에서 부장급으로 근무하던 A씨가 지난해 초 시세조종 세력과 손을 잡고 코스닥 상장사 B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다.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증권사 간부가 오히려 시세조종의 공범이 됐다는 점에서 사안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검찰은 A씨와 공모한 세력 중에 유명 인플루언서의 남편도 포함된 것으로 보고, 외부 자금 지원책인 '전주(錢主)'가 개입한 조직적 시세조종인지 여부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대신증권은 이 사태를 외부가 아닌 스스로 먼저 포착했다. 지난해 6월 자체 감사를 통해 의혹을 인지한 직후 내부 조사에 착수했고, 같은 해 8월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직접 고발했다.
A씨는 연말께 면직 처리된 후 현재 퇴사한 상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관련 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악의 타이밍…도약 직전에 터진 악재
문제는 이번 사건이 터진 시점이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12월 24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국내 10번째 종투사로 공식 지정됐다. 종투사가 되면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확대되고, 헤지펀드에 자금을 대출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지는 등 영업 여건이 대폭 개선된다.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자기자본 4조원 달성과 초대형 증권사 진출"을 선언하며 회사 전체가 상승 기류를 탔던 시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불과 2주 전인 이달 12일, 대신증권은 자기주식 1535만주를 소각하고 올해부터 약 4년간 최대 4000억원 한도의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주가는 다음 날 장중 14% 넘게 급등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27년 연속 현금배당을 이어온 대신증권이 자사주 소각까지 더한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런데 그 환호가 채 식기도 전에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이닥쳤다. 업계에서는 "더 나쁜 타이밍은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부 주가조작 근절 드라이브 속 더 커진 파장
이번 사건은 정부의 강력한 주가조작 근절 의지가 맞물리며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 부과,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등 이른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증권사 내부자가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신뢰를 정면으로 흔드는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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