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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s View] 젠슨 황은 왜 항상 호스트일까?

엔비디아 생태계에 빨려 들어가면 ‘GO Korea’ 기약 못해

2026-06-09 14:36:00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황 CEO의 나흘간 방한이 한국에 남긴 것은 무엇인가. 한국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AI 시대의 기술 성장 기회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엔비디아 생태계로의 깊은 진입, 즉 구조적 의존의 시작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그 경계선 어디쯤에 한국 산업의 선택과 미래가 놓여 있을 것이다.

홍대입구역 치킨집의 건배사를 기억하는가. "고 코리아, SK, LG, 네이버!"라던 황 CEO의 외침이 단순한 인사말만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황 CEO의 나흘간 방한을 들여다보면, 한국의 주요 기업 지도자들과의 일련의 만남이 우연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야구장 시구자라는 형식 아래, 엔비디아와의 기술 협력에 관한 실질적 논의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마주한 선택지는 무엇이었을까. 엔비디아의 기술 플랫폼을 활용해 단기적 성장을 도모하되, 그 과정에서 기술 자율성의 일부를 내려놓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이 가능성 앞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삼성에서 현대차까지, SK부터 네이버까지. 많은 기업들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체결했다. 그 과정에서 기술 의존도가 얼마나 심화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증권가는 이를 "AI 사이클의 새로운 국면"이라 칭했고, 그들의 분석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해야 할 질문이 있다.

협력이 과연 어디까지 협력일 것인가. 또는 이것이 구조적 의존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없을 것인가.
메모리 칩부터 로봇까지, 확산하는 엔비디아의 손
SK하이닉스가 맞잡은 손을 보자.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한국의 메모리 칩 사업은 엔비디아 생태계 내의 구체적인 역할을 갖게 되었다. 황 CEO는 이 회사를 "최대 메모리 파트너"라고 지칭했다. 그 평가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시간이 보여줄 것이다.

네이버의 움직임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초대형 글로벌 AI 팩토리 공동 구축에 합의했다. 내년 55MW에서 시작해 2028년 200MW, 궁극적으로 기가와트급까지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광고 플랫폼에서 글로벌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대차는 어떤가. 로보틱스,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자동차 산업의 기존 영역 전체가 엔비디아 AI 플랫폼 위에 다시 그려진다. LG도 마찬가지다. 로봇 개발 전 과정이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플랫폼에 연결된다.

이 모든 합의를 한눈에 바라보면, 한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와의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메모리·파운드리·AI 인프라라는 세 영역에서 동시에 협력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것이 한국 산업에 어떤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지는 더 면밀한 추적이 필요한 지점이다.

낙관 뒤의 질문
증권가의 목표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삼성, SK하이닉스, 네이버, 현대차. 수치로 계산된 성장의 가능성은 명백하다. 황 CEO의 방한으로 한국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단기적 이득에 대한 평가도 충분히 타당하다.
그렇다면 동시에 생각해봐야 할 것이 무엇일까. 기술 의존도의 변화다.

AI 팩토리를 구동하는 핵심 연산 자원의 소유권과 통제권은 누가 갖게 될 것인가.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표준은 누가 정할 것인가. 인프라 설계의 주도권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 현재로선 이런 질문들에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다만 이 부분들이 한국 기업들의 장기적 기술 자율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 빅테크도, 유럽 국가들도, 일본 기업들도 모두 유사한 선택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면 이것이 불가피한 선택인가, 아니면 다른 경로가 남아 있는가? 그 판단은 각 기업과 정부가 내려야 할 몫이다.

앞으로의 질문
황 CEO는 한국에 와서 웃고 외쳤다. "아이 러브 코리아! 고 코리아!"

그 순간 뒤에 무엇이 있었을까. 그 질문의 답은 다음 몇 년의 움직임에서 드러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엔비디아와의 협력 속에서 얻은 기술과 경험을 얼마나 독자적인 기술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인가. CUDA 생태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체 AI 스택을 구축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한국 산업이 풀어가야 할 과제로 보인다.

단기적 성장의 가능성은 분명하다. 목표주가 상향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5년 뒤, 10년 뒤 한국 기업들이 어떤 기술적 위치에 있을지는 지금부터의 선택과 전략에 달려 있다.

"고 코리아"라는 건배가 정말 무엇을 의미하게 될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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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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