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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유지하며 보험설계사로"…손보업계, N잡러 설계사 육성 각축전

삼성화재, 비대면 기반 N잡러 설계사 조직 공식 출범

2026-01-13 09:31:07

삼성화재, N잡러 설계사조직 'N잡크루' 런칭. [사진=삼성화재]이미지 확대보기
삼성화재, N잡러 설계사조직 'N잡크루' 런칭. [사진=삼성화재]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손해보험업계가 'N잡러(부업 종사자)' 보험설계사 육성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12일 삼성화재는 본업을 유지하면서 보험설계사로 활동할 수 있는 N잡러 전용 설계사 조직 'N잡크루'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N잡크루는 직장인, 프리랜서 등 N잡러들이 시간이나 장소 제약 없이 개인의 일정에 따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설계사 조직이다. 온라인 기반 운영을 통해 영업 실적에 대한 부담 없이 본인이 원하는 만큼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설계사 자격시험 준비를 위한 교육 신청과 강의 수강, 설계사 등록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운영한다. 오프라인 응시가 필수인 손해보험협회 자격시험을 제외한 모든 절차를 온라인으로 간소화해 접근성을 높였다.

삼성화재는 비대면 교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담 멘토를 지정해 밀착 지원하며, 설계사 자격시험 응시료도 회사가 지원한다. N잡크루로 등록하면 교육 플랫폼 'MOVE'를 통해 전속 설계사들과 동일하게 영업활동에 필요한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보험계약 체결 시 실적에 따라 즉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N잡크루는 새로운 근무 형태와 직업 트렌드를 반영한 설계사 조직"이라며 "교육과 시스템, 운영 전반에 걸쳐 회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리츠화재, 이미 4천544명 확보…월평균 수수료 148만원

삼성화재의 이번 N잡크루 출범은 앞서 N잡러 설계사 육성에 나선 메리츠화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는 2024년 3월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N잡러를 희망하는 자영업자와 직장인, 대학생, 주부 등을 겨냥해 비대면 영업 플랫폼 '메리츠 파트너스'를 먼저 도입했다.

메리츠 파트너스는 영업점을 방문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 기존 설계사와 달리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학습을 하고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2024년 12월 말 기준 메리츠 파트너스 등록 설계사는 4천544명에 달한다. 이 중 실제 계약을 체결한 설계사는 약 1천200명으로 전체의 27%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는 시공간 제약 없이 일을 할 수 있는 데다, 초기 투자 시간 대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메리츠 파트너스 설계사들의 월평균 수수료 수입은 2024년 11월 기준 148만원을 기록했다. 일부 설계사는 월 1천만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롯데손해보험도 2023년 12월 모바일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선보이며 N잡러 설계사 육성에 동참했다. 원더는 2024년 상반기에만 2천246명을 스마트플래너(설계사)로 위촉했으며, 2024년 12월 말 기준 원더를 통해 위촉된 순수 N잡 설계사는 3천615명으로 전체 전속설계사 중 약 41%를 차지한다.

손보업계 전속설계사 14만명 돌파…메리츠화재 4만명 최초 돌파
N잡러 설계사 제도를 활용하면서 손해보험업계 전속설계사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말 기준 국내 11개 손보사의 전속설계사 수는 14만 661명으로 전년 말(11만 9천889명)보다 2만 772명 증가했다.

회사별로는 메리츠화재가 4만530명으로 가장 많았다. 메리츠화재는 메리츠 파트너스 출범에 힘입어 손보업계 최초로 전속설계사 4만명을 돌파했다. 메리츠화재의 전속 설계사는 2023년 6월 말 2만2천962명을 기록한 이후 9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삼성화재는 2만4천863명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DB손해보험 2만2천224명, 현대해상 1만4천770명, 한화손보 1만4천653명, KB손해보험 1만3천117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보험업계 전체적으로도 설계사 수가 급증하고 있다. 2025년 6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전속설계사 수는 20만8천329명으로 전년 말보다 2만 1천319명(11.4%) 증가해 2015년(20만219명) 이후 10여년 만에 20만명을 돌파했다.

손보사가 N잡러 설계사 육성에 적극 나서는 이유

손해보험사가 생명보험사보다 N잡러 설계사 육성에 적극적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평가다.

우선 2025년 6월 말 기준 손보사 전속 설계사는 13만5천842명으로, 생보사(7만2천487명)의 거의 2배에 달한다. 손보업계에서 N잡러 설계사를 통한 인력 확충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상품 특성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손해보험은 주로 1년 단위 단기 계약이 주를 이루며 갱신을 통해 보험 기간을 연장하는 반면, 생명보험은 주로 10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다. 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등은 비교적 단순하고 수요가 많아 N잡러 설계사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보험사 입장에서는 임대료 같은 각종 간접 사업비 및 고정비용을 줄이면서 전속 설계사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효과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 특성상 전속 설계사 숫자는 영업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들의 교육, 정착에 꽤 많은 돈을 쓴다"며 "N잡러 설계사는 비교적 이런 비용을 적게 투입하면서 조직 몸집을 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설계사를 늘리기 쉽고 고객 접점 확대와 수입보험료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배경이다. N잡러 설계사들은 기존 직업을 유지하면서 보험 상품을 소개할 수 있어 소비자 접점이 확대되는 장점이 있다. 특정 직군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영업 활성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잠재적 N잡러 시장이 1천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하면서, 이러한 거대한 잠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도…전문성·정착률 문제 지적

하지만 N잡러 설계사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전업 보험 설계사 대비 전문성이나 윤리 의식이 부족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이로 인한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 영업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다"며 "시험 한 번 보고 설계사가 된 사람이 고객한테 얼마나 정확한 안내와 컨설팅을 제공할지, 계약 후 꾸준한 고객관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정착률 문제도 심각하다. 2024년 손해보험업계의 전속설계사 평균 정착률은 55.9%였으나, 판매인력이 급증한 일부 손보사는 46.3%로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부업 설계사 유입이 컸던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보험계약 유지율이 전년 대비 최대 14%포인트 떨어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보험설계사 총 60만6천353명 중 13월차 정착률은 47.3%로 나타났다. 비대면 전속 설계사의 경우 본업 이외 활동한다는 특성상 장기 활동 지속성이 낮은 편이다. 근무기간이 짧을 경우 보험금 청구 등 고객 사후관리에 대한 문제점이 자연스레 나타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영업 경쟁력 강화 위한 필수 전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보업계가 N잡러 설계사 육성에 적극 나서는 것은 전속 설계사 조직 확대를 통한 영업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보험 상품은 하나의 주계약에 수십 가지 특약이 붙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스스로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체 생명보험 초회보험료 중 대면 채널의 판매 비중은 무려 98.9%에 육박한다. 온라인판매나 전화판매 채널을 합해도 1%를 넘기기 쉽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대면 채널 중심의 판매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N잡러 설계사는 기존 전속설계사 대비 진입장벽이 낮고, 본업을 유지하면서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이 크다"며 "특히 비대면 플랫폼 기반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활발해 향후 설계사 조직의 세대교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전속설계사 도입이 워낙 힘든 상황에서 N잡러 설계사 확대는 보험사의 외형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과거에도 재택 설계사 등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실질적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N잡러 설계사 육성을 통해 전속 설계사 조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영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손보업계 1위 순이익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두 회사의 N잡러 설계사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업 유지하며 보험설계사로"…손보업계, N잡러 설계사 육성 각축전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에픽 성기환 CP / keehwan.s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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