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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하만, 독일 ZF ADAS 사업 인수 노림수는

2조6000억 베팅 역대 2번째 M&A … 전장사업서 새 성장동력 확보

2025-12-24 11:12:37

삼성전자가 23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ADAS 사업을 인수했다. 왼쪽부터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ZF CEO,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 (사진 = 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23일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ADAS 사업을 인수했다. 왼쪽부터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ZF CEO,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 (사진 = 삼성전자)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의 글로벌 전장 업체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한다. 인수 규모는 15억 유로(약 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7년 9조원을 투자해 하만을 인수한 지 8년 만에 단행하는 전장 분야 대형 인수합병(M&A)으로, 하만이 업계 1위 ADAS 사업을 품게 되는 것은 산업적 의미가 상당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선점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4년 현재 하만의 매출은 14조3000억원으로 2017년 인수 당시 7조1000억원 대비 2배 이상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ZF ADAS 사업, 25년 기술력 집약된 글로벌 1위 자산

ZF는 1915년 독일에서 설립되어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종합 전장 업체다. 현재 ADAS, 변속기, 섀시, 전기차 구동부품 등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시장에서 1위 입지를 공고히 해왔다.

인수 대상인 ZF의 ADAS 사업은 다양한 시스템온칩(SoC)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했으며, 전 세계 7500만 대 이상의 자동차에 탑재되었다. 하만은 이번 인수로 차량용 전방 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 보조의 핵심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게 된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개념 이미지. (사진 = 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개념 이미지. (사진 = 삼성전자)


디지털 콕핏과 ADAS 통합,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대 개막

최근 자동차 산업은 IT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면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로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분산형 구조에서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센서에서 수집된 모든 데이터를 중앙의 초고성능 SoC가 처리함으로써 차량이 더욱 스마트해지고 업그레이드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의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중앙집중형 컨트롤러는 OTA(Over the Air) 무선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확장이 간편하며,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차량 내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능은 간단한 업데이트로 추가되며, 유지보수도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ADAS와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시장은 안전성과 편의성 수요 확대에 힘입어 고도의 성장 궤적을 그리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25년 62조6000억원에서 2030년 97조4000억원을 거쳐 2035년 189조3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간 약 12%의 가파른 성장률을 의미하며, 전장 산업 내에서도 가장 고성장하는 분야임을 보여준다.

하만 CEO "전장 시장 기술 전환기 선점" 강조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사업부문 사장은 "이번 인수로 디지털 콕핏과 ADAS가 통합되는 기술 변곡점에서 중앙집중형 통합 컨트롤러를 공급할 수 있는 전략적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만의 전장 분야 전문성과 삼성의 IT 기술 리더십을 결합해 완성차 업체들의 SDV 전환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F의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CEO도 "하만은 ADAS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인수에 긍정적 의사를 표명했다.

독일 ZF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제품군 이미지. (사진 = 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ZF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제품군 이미지. (사진 = 삼성전자)


삼성 생태계 내 시너지 창출, 글로벌 전장기업 도약

하만은 디지털 콕핏, 카오디오, 텔레매틱스, 디스플레이 등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ADAS 스마트 카메라 1위 사업을 더하면서 글로벌 종합 전장 기업으로 거듭날 기반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자신이 보유한 모바일, TV, 가전 분야의 IT 경쟁력과 하만의 전장 기술력을 결합해 스마트폰, 스마트홈, 스마트카까지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AI 기반 초연결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이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삼성 가전이 하만의 디지털 콕핏과 자율주행 솔루션이 탑재된 자동차와 자유롭게 연결되는 '홈투카(Home-to-Car)', '카투홈(Car-to-Home)' 생태계 구축을 의미한다.

프리미엄 오디오 분야에서도 하만은 JBL, 하만카돈, 마크 레빈슨, 뱅앤올룹슨 등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 마란츠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하만과의 시너지를 통해 2030년 매출 200억달러(약 29조원) 이상 규모의 글로벌 전장·오디오 1등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2035년까지 약 2조3500억달러(약 3400조원)로 성장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부를 선점하기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이재용 회장 모빌리티 구상 가시화, 적극적 M&A 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월 '부당 합병' 혐의 항소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실상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이후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 도요타그룹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과 회동하는 한편 BMW,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 경영진들과 잇따라 만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그룹이 올해 성사시킨 M&A 실적도 눈에 띈다. 하반기 사업지원실 신설 이후 첫 조 단위 M&A인 독일 플렉트그룹의 냉난방공조(HVAC) 사업 인수(15억 유로, 9조4000억원)에 이어, 이번 ZF ADAS 사업 인수를 성사시켰다. 추가로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 미국 젤스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인수까지 올해만 4건의 대형 인수를 완수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이번 인수 계약을 삼성의 공격적 M&A 전략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업지원실을 중심으로 대규모 M&A 실행 역량을 강화하고, 하만 협력팀을 통해 국제적 규모의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과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기술, 그리고 전장·오디오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전장 및 오디오 1등 업체로의 위상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만의 ZF ADAS 사업 인수 절차는 2026년 내 완료될 예정이다. 인수 완료 이후 하만은 전방 카메라, ADAS 컨트롤러, 디지털 콕핏이 통합된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솔루션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장 시장의 기술 구조 변화 속에서 삼성이 선제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전략적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에픽 안재후 CP / anjaeh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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