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시흥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수출기업 금융지원 간담회는 이런 하나은행의 현장 중심 접근법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리였다.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시흥지역 10개 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한 경영 애로사항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의 우려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었다. 미국 관세 여파로 수출실적이 줄어들면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이는 곧 대출한도 축소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 기업 대표는 "매출 감소보다 더 무서운 건 금융기관이 등을 돌리는 것"이라며 절실함을 드러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이런 현장의 목소리에 즉각 반응했다. 신용평가 심사기준을 완화하여 유동성을 신속히 지원하고, 대출금리 감면과 글로벌 현지금융 강화 등 다각적인 금융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단순한 정책 발표가 아니라 기업들의 구체적인 요구에 맞춘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하나은행의 지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국 영업점에 '관세 대응 및 금융지원 상담창구'를 새로 만들어 수출금융, 기업여신, 외환수수료, 경영컨설팅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본부 전문가들이 직접 기업 현장을 찾아가는 '현장 컨설팅' 서비스도 운영한다.
이는 기존 은행들의 '와서 상담하라'는 방식에서 벗어나 '찾아가서 도우겠다'는 적극적인 자세 전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이 은행을 찾아가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하는 현실을 고려한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간담회 앞서 이 은행장이 찾은 곳은 '자동차 산업 수출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1호 지원 기업인 서진산업 시흥 본사였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8월 현대차·기아,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함께 만든 것으로, 하나은행 300억원과 현대차·기아 100억원을 합쳐 총 6,3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다.
자동차 산업을 시작으로 다른 주력 수출산업으로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는 개별 기업 지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 전체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한 위기극복을 위해 선제적 금융지원으로 기업의 투자와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대한민국 수출기업에게 적시성 있는 유동성 공급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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