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농심홀딩스에 대해 현재 주가 대비 120.9%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농심홀딩스는 순수지주회사로서 독립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지 않고,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 수익과 용역·브랜드 사용료 등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주요 자회사는 농심, 율촌화학, 농심개발, 농심엔지니어링, 농심태경 등이다. 특히 농심 그룹의 핵심인 농심과 율촌화학이 농심홀딩스의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되어 있지 않아 지주사 할인이 더욱 크게 반영되어 온 상황이다.
한화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연결로 편입되지 않은 농심과 율촌화학의 지분 가치에 할인율을 50%로 적용하더라도 9월 12일 종가 기준 농심홀딩스의 NAV는 9,017억원으로 산출된다. 현재 시가총액 4,081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별도 기준 순현금 상태, 상장 자회사의 기업가치 상승, 비상장 자회사의 현금 축적으로 순자산가액의 상승이 지속되었지만, 농심홀딩스 주가는 무관심 속에 본래 체력 대비 크게 저평가되어 있는 상황이다.
현재 농심홀딩스의 PBR은 0.2배에 불과하다. 이는 다른 지주회사들과 비교해도 극도로 낮은 수준이다. 오리온홀딩스, 하이트진로홀딩스, 대상홀딩스, 매일홀딩스 등 유사 지주회사들이 각각 37.4%, 50.9%, 39.3%, 31.1%의 지분율로 핵심 사업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농심홀딩스는 농심 지분을 32.7%만 보유하고 있어 지배력에 대한 의문이 지주사 할인을 가중시켜 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향후 지주사 할인 축소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 한화투자증권의 판단이다. 우선 농심의 해외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농심은 2025년 5월 기업가치제고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연결 매출 7조3천억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7개 타겟 국가 집중 공략을 통한 글로벌 성장 가속화와 함께 배당정책도 수립했다. 배당성향 25%, 최소 배당금 5,000원을 설정하여 농심의 배당 확대가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농심의 연결 편입 논의 여지다. 농심 이사회 전원이 농심홀딩스의 사내·사외 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형식상 지분율은 과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실질적으로 농심홀딩스가 농심의 경영을 지배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실제로 오리온홀딩스, 매일홀딩스, 대상홀딩스 등 유사 기업의 경우 홀딩스의 핵심 자회사 보유 지분율이 과반에 미치지 못함에도 나머지 주주의 지분이 낮고 넓게 분산되어 있어 실질적으로 지배기업이 의사결정을 좌우해 온 것으로 판단되어 회계상 연결 종속회사로 인정되어 왔다.
만약 농심의 연결 편입이 가능해진다면 농심홀딩스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배당에 의존하는 단순 지주사에서 식품 본업을 직접 반영하는 지주사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는 지주사 할인율을 크게 축소시킬 수 있는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홀딩스의 2024년 실적도 견조했다. 매출액 798억원(+3.7%YoY), 영업이익 87억원(+15.0%YoY)을 기록했으며, PER 3.9배, PBR 0.2배, 배당수익률 3.9% 등 밸류에이션 지표도 매력적인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 한유정 애널리스트는 "농심홀딩스는 핵심 자회사 실적이 직접 연결되지 않고 배당을 통해서만 유입되므로 지주사 할인이 더 크게 반영되어 왔다"며 "하지만 농심의 해외 성장세, 배당 확대, 그리고 연결 편입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주가는 본체력 대비 크게 저평가되어 있어 농심보다도 높은 상승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농심홀딩스는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소외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국내 대표 식품기업 농심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할인된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연결 편입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된다면, 현재의 극심한 지주사 할인은 오히려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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