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운영하는 농식품 구독서비스 '농협맛선'이 최근 실시한 소비자 분석 조사에서 식품 구독 서비스의 핵심 소비층이 가구 월소득 500만원 이상의 40-50대 워킹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구독경제 시장이 2025년 약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식품 구독 분야가 안정적인 중산층을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고소득층 중심의 구독 문화 정착
농협맛선이 지난 8월 18일부터 31일까지 구독회원 3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식품 구독 소비자 분석 조사'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식품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가구의 69.4%가 월평균 소득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으로 조사됐다. 성별 비율은 여성이 79.6%로 압도적이었고, 연령대는 40대(30.7%)와 50대(39.2%)가 전체의 69.9%를 차지해 중장년층이 주력 소비층임이 확인됐다.
직업군별로는 사무·관리직이 39.2%로 가장 많았고, 전업주부가 24%를 차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직장인 비중이 49.8%에 달해 전업주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맞벌이 가정이나 시간에 쫓기는 여성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편의성과 건강을 고려한 식품 구독서비스 이용이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합리적 소비 트렌드, "월 5만원 미만" 지출이 주류
2024년 농협맛선은 매출 100억원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148% 성장하는 성과를 보였지만, 소비자들의 지출 패턴은 여전히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구독에 월 평균 지출하는 금액은 3-5만원대가 41.2%로 가장 많았고, 3만원 미만(19.3%)을 포함하면 전체의 60.5%가 월 5만원 미만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월 소득 7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가구에서도 59%가 식품 구독에 월 3-5만원을 지출하고, 월 1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경우는 6%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고물가 상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합리적이고 실속있는 소비를 지향하는 경향이 뚜렷함을 보여준다.
식품 구독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는 품질·원산지(72.2%)가 1위를 차지했고, 신선도(67.8%), 가격 대비 가치(45.9%)가 뒤를 이었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한 가격 경쟁력보다는 국산 원재료와 신선하고 품질 좋은 식품의 가치를 함께 중시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농협맛선은 '백화점 수준의 프리미엄 퀄리티 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을 성공 포인트로 내세우며, MD가 직접 산지 품질관리, 구매, 검품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등 품질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이용 중인 식품 구독서비스의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6.9%가 '매우 만족', 47.4%가 '만족'이라고 답해 전체의 84.3%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향후 이용 의향 역시 80%를 넘어 식품 구독서비스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생활 속 소비 패턴으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MZ세대로 확산되는 구독 문화
농협맛선의 20-30대 회원 수는 2023년 4월 론칭 이후 2024년에는 전년 대비 121%, 2.2배 이상 증가하며 젊은 층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대형마트 방문보다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한 편리한 식품 구매를 선호하며, 바쁜 직장인 및 1-2인 가구 증가로 인해 시간 절약과 구매의 간편함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시장 확대와 서비스 다양화 전망
국내 구독경제 시장은 2016년 약 25.9조원에서 2020년 약 40조원으로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1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식품 구독 시장은 57.2%를 차지하며 구독경제의 핵심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농협맛선은 기존의 과일맛선, 김치맛선, 건강맛선에 이어 2025년 4월 새로운 '쌀' 구독 상품 '균형미'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으며, 향후 술과 유제품, 육류 등도 신규 품목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기업용 선물하기' 서비스로 전년 대비 기업 매출 244% 성장을 기록하는 등 B2B 시장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 구독 시장 동향
글로벌 식품 구독 시장에서는 북아메리카가 2024년 34.21%의 시장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2024년 글로벌 농식품 시장 규모는 8조 3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온라인 농식품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592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0% 증가하는 등 디지털 기반 식품 유통이 급성장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식품 구독서비스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워킹맘과 맞벌이 가정의 생활 루틴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 추구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더욱 정교한 상품 구성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식품 구독서비스 시장의 성장 배경으로 안정적인 매출, 향상된 품질과 품목 다양화, 코로나19 이후 식품 소비 트렌드의 변화, 새로운 유통 채널로서의 가능성 등을 꼽고 있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중산층과 건강한 식품을 선호하는 MZ세대의 니즈가 결합되면서, 식품 구독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에픽 신승윤 CP / kiss.sf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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