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양도세는 개인 투자자의 매매 심리를 위축시켜온 대표적인 규제였던 만큼, 완화 가능성만으로도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가 업종 전반에 빠르게 반영됐다. 특히 커버리지 증권사 중에서는 자사주 비중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으며, 커버리지 증권사의 평균 PBR은 9월 9일 기준 0.9배까지 재차 상승했다.
하나증권 고연수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가 상승은 단순히 양도세 완화 기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 발의에 이어 3차 상법개정안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까지 포함되며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정책 변화는 수급 개선을 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수급 개선이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증시 활성화와 IB, WM, 트레이딩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시장 지표들도 이러한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24조7천억원으로 2분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객예탁금과 신용공여잔고 또한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던 2021년 월평균 대비 각각 0.1%, 8.3%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정안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안과 달리 개정안은 배당성향 35% 이상 기업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배당금 증가율이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인 기업에 대해 전체 배당액에 분리과세를 적용한다. 구간별 세율은 2천만원 이하 9%, 2천만원 초과 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25%로 정부안보다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이후 하반기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정책적 지원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법 개정안 외에도 발행어음/IMA 사업 인가, 국민성장펀드 조성 등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면서 실적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하반기에는 STO(증권형토큰공개) 관련 정책들이 법제화되는 과정에서 토큰증권 시장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코스콤은 STO 시장에서의 결제 수단으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금융위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접수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도됐다.
주요 종목별로는 키움증권 목표주가 30만원(BUY), 한국금융지주 19만원(BUY), 미래에셋증권 2만6천원(BUY), NH투자증권 2만5천원(BUY), 삼성증권 10만원(BUY) 등으로 제시됐다.
증권업종은 정책 변화가 가져올 구조적 개선과 신사업 기회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 단기적인 실적 변동성보다는 중장기적인 정책 모멘텀과 사업 다각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시기로 판단된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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