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과 KBI그룹은 이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BI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약 90%를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인수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부실 저축은행 '구원투수' 자처한 KBI그룹
이번 인수로 KBI그룹은 부실 저축은행 재건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게 됐다. KBI그룹은 지난 7월 경북 구미에 위치한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한 바 있다. 라온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경영 악화로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상태였다. 불과 4개월 만에 부실 저축은행 2곳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저축은행 업계 재편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KBI그룹의 공격적인 M&A 행보는 저축은행 업계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회를 포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도 건전성이 악화된 저축은행들의 정상화를 위해 인수합병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만큼, KBI그룹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자산 규모 업계 10위권의 중견 저축은행이다. 최대 주주인 상상인그룹의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문제로 매각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3월에는 자산건전성 악화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당초 상상인저축은행은 업계 2위권인 OK저축은행을 보유한 OK금융그룹과 최근까지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OK금융그룹과의 협상이 무산되면서 매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KBI그룹이 인수자로 나서면서 극적으로 매각이 성사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KBI그룹이 부실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지원과 함께 저축은행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에픽 신규섭 금융·연금 CP / wow@globalep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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